美 재계 인사들, 트럼프엔 “우려” 해리스엔 “확신 없어”
2024-08-14 14: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재계 지도자들은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두 대선 후보 모두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걸프 코스트뱅크&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가이 윌리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이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해리스 부통령 또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스 CEO는 “과거 기록에 따르면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왼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경제 이해력이 약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들은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며 반독점 조사를 덜 받기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이들은 보호무역보다는 자유무역에 찬성하고 사회적·지정학적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선거 운동 당시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많은 시간을 들여 강조했다. 당선 후에는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과 골드만삭스의 스티븐 므누신을 내각에 임명했고, 여러 기업 지도자들에게 자문위원회에서 일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습격 사건 당시 많은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성향에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우려는 월스트리트가 백인 노동자 계층의 고혈을 착취한다는 우파 포퓰리즘의 기수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켄 스페인 공화당 자문위원은 “금융계의 눈에는 트럼프 1.0과 트럼프 2.0이 매우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라며 “한때는 흥미로웠던 점이 이제는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 또한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월가 주요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이며 깊은 인연이 있음에도 월가는 그가 재계를 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해리스 부통령은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왔다.

중도·초당주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미국 정치 이념 단체 ‘노 레이블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하지 않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선상이 될 해리스 행정부에서의 경제도 그만큼 나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 레이블스 관계자는 “사람들은 바이든이 떠났다는 것에 정말 기뻐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를 두려워하거나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했다.

노 레이블스에 합류한 기업 지도자들은 양당 모두가 극단주의자들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고 있으며, 양당 간 협력이 부족하고, 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다고 라이언 클랜시 노 레이블스 수석 전략가는 전했다.

클랜시는 “이번 선거는 중도를 포용할수록 기반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인사들은 경제 정책과 지정학에 있어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원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자신들의 회사와 공급업체를 겨냥한 폭탄 발언을 두려워하며 살았다고 WSJ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도 재정적자 문제 해결이나 사회보장제도 강화와 같은 더 심도 깊은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는 학자금 대출 탕감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점수를 더욱 쉽게 얻으려 했다고 비판한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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