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흉부외과 지원자 '0명'…필수의료 기피 심화
2024-08-14 15:58


의대 증원우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의 한 병원에서 환자가 복도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올해 하반기 진행된 전공의 모집에서 흉부외과에는 전국에서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포함해 필수의료 분야의 지원률은 0.9%에 그쳤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마감된 전국 수련병원 126곳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필수의료과목 6곳(산부인과·외과·소아청소년과·내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 모집인원 2406명 중 지원인원은 0.9%(24명)로 집계됐다.


[자료=보건복지부·정성국 의원실]

과목별로 보면 심장혈관흉부외과는 133명을 모집했으나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301명을 모집한 응급의학과 지원율이 0.7%(2명), 553명을 모집한 소아청소년과 4%(2명), 367명을 모집한 산부인과 0.8%(3명) 등으로 0%대 지원율을 보였다. 이밖에 외과 1.6%(5명), 내과 1.6%(12명) 순으로 지원율이 낮았다.

전국 대학병원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하면서 보건복지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마무리된 모집에서 지원율이 1%대에 그치자, 보건복지부는 모집 기간을 레지던트 1년 차는 오는 14일, 인턴과 레지던트 상급 연차는 16일 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공의들이 이미 개원가로 진출해 지원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5701명 중 625명(11.0%)은 대학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수도권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한 개원의는 통화에서 “전공의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개원가에서 채용 공고를 올리면 심지어 무급으로라도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정성국 의원은 “전공의 충원율을 보니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만큼은 의·정갈등, 여야를 떠나 의료인력의 확충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 모집 기간을 연장한 만큼 많은 전공의가 환자 곁으로 복귀 할 수 있도록 정부는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복지위원회와 함께 의대 증원 과정에 대한 합동 청문회를 연다. 교육위는 전체회의에서 교육부 장·차관과 복지부 장·차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증인으로 의결했다. 청문회 위원들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현황 보고를 들은 뒤 신문과 질의를 할 예정이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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