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협상 중 서안 유혈사태…이스라엘 공격에 주민 사망
2024-08-16 10:22


지난달 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도시 라말라 인근 이스라엘 오퍼 교도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재개됐지만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하는 등 유혈 사태는 계속됐다.

이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 서쪽의 지트 마을에 무장한 이스라엘 정착민 수십명이 침입해 총을 쏘고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폭동을 벌였다. 이 사태로 23세 마을 주민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으며, 다른 주민 한 명도 가슴에 총상을 입었다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밝혔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마을의 차량과 주택 여러 채가 공격을 받아 불타는 영상들이 올라왔다. 서안의 치안을 맡고 있는 이스라엘군과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사태를 진압했으며 이스라엘인 한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 보고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총리실을 통해 낸 성명에서 해당 폭력 사태를 "최대한의 엄중함"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으며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는 이들은 체포돼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1967년부터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한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이스라엘에서 이주해 온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 서안에서의 폭력 사태는 더욱 늘며 유혈 사태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10개월 넘게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4만명 넘게 발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 당국이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시신이 매몰돼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사망자가 최대 1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의 야전 병원 담당 국장인 마르완 알함스 박사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4만명이라는 사망자 숫자는 인도 받아 매장된 시신들만 포함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추가 희생자 1만여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지구 주민이 4만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전 가자지구 인구의 약 2%에 해당하는 숫자다. 가자 보건당국은 사망자 집계에서 하마스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있지만, 가디언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3만여명 중 최소 2만명 이상이 어린이와 여성, 노인, 의료진 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전투원 약 1만5천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알함스 박사는 이러한 전쟁 사망자 집계에는 공습이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이들만 포함되어 있다면서 잔해에 매몰된 미집계 사망자 외에도 기근이나 질병 등에 의한 사망자까지 고려한다면 전체 피해 규모는 훨씬 클 수 있다고 짚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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