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떨어지는 ‘변동금리’ 차주들”…코픽스 하락에도 이자 부담 늘어난다[머니뭐니]
2024-08-16 15:49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변동금리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수준은 되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지속되며,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내리더니” 코픽스 신규취급액 0.1%p 하락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전월(3.52%)과 비교해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기준 4%까지 치솟았던 코픽스는 올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0.02%포인트가량 소폭 증가했지만, 이후 두 달간 0.14%포인트 줄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부터 소폭 하향될 전망이다.


서울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이같은 코픽스 하락세가 나타난 것은 은행권의 자금조달 부담이 줄어든 결과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줄줄이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1일부터 일부 정기예금 상품 기본금리를 0.1~0.2%포인트(p) 내렸다. 우리은행은 7월 15일부터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3%p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에만 총 2차례 정기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은행이 채권 발행을 통해 부담하는 이자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5년물 은행채 금리는 3.177%로 7월 1일(3.49%)와 비교해 0.313%p 줄었다.

변동금리 이자 부담은 증가…고정금리 비중 90% 상회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하지만 실제 은행들이 적용하는 대출금리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압박하고 나선 영향이다.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일제히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한 때 나타났던 ‘마이너스 가산금리’ 또한 자취를 감춘 상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4.39~6.72%로 한 달 전(3.8~6.52%)과 비교해 상·하단 각각 0.2%포인트, 0.59%포인트 올랐다. 이날 발표된 코픽스 하락분(0.1%)이 반영된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확대 기조 또한 이같은 추세에 영향을 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명목으로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변동금리가 제자리를 유지할 경우 다시금 변동형 선택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에서 고정금리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금리 또한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정금리를 찾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담대 중 고정금리의 비중은 94.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87.1%)와 비교해 7.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잔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 또한 같은 기간 56%에서 63.4%로 늘었다.

한편 7월 말 잔액 기준 코픽스는 3.69%로 전월 대비 0.04%p 줄었다. 신잔액기준 코픽스의 경우 3.15%로 전월(3.17%)과 비교해 0.02%p 감소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 조달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지만,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반영된다.

만기 3개월물을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단기 코픽스는 최근 4주간 3.39~3.49%로 집계됐다. 단기 코픽스는 계약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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