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소모임만 138개?”…LG엔솔, 성취 문화로 고객가치 ‘UP’
2024-08-18 09:00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자율형 커뮤니티 플랫폼 ‘피어플러스’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안되면 니 탓, 잘되면 내 탓’ 일명 ‘안니잘내’, 메타버스 스터디 모임의 줄임말인 ‘메타’, 양극재 스터디 모임 ‘양극재 너의 이름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이 이름들은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사내에서 탄생한 소모임을 의미한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만들어진 사내 소모임은 138개에 달하고, 참여 임직원 수는 무려 1200명을 넘어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9월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비전하에 자율형 커뮤니티 플랫폼 ‘피어플러스(Peer Plus)’를 도입했다. 피어플러스는 ‘동료(peer)’가 모일수록 전문성은 점점 ‘더해진다(Plus)’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직원들이 스스로의 성장에 필요한 주제를 찾아 모임을 결성하면, 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결성된 소모임 주제는 다양하다. 어학공부에서부터 프로그래밍, 인공지능(AI), 생산·기술, 배터리 개발까지.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선정해도 된다.

‘안니잘내’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46시리즈(NFF)를 개발하는 저연차 구성원들이 모여, 결성한 모임이다. 46시리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지름 46㎜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다.

아직 상용화 단계 이전의 배터리인 만큼, 젊은 직원들이 모여 셀, 부품, 전극 등 업무에 필요한 학술 데이터와 논문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특히 ‘급속 충전이 잘 되기 위한 방법’, ‘CV(Cyclic Voltammetry) 그래프 해석 방법’ 등 구성원들이 서로가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고, 실습 예제를 만드는 등 회사의 기술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상 공장 구축을 위한 메타버스 스터디 모임 ‘메타’도 주목받는 소모임이다. 메타는 각 조직 내 ‘디지털 트윈’(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 업무를 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실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메타 그룹은 단순 스터디를 넘어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2의 첫 방문자를 위해 만든 가상공간 길 안내 시스템 ‘메타버스 길 안내’, 가상 환경에 로봇과 설비를 구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메타 랩(LAB)’ 등이 대표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수요 예측과 데이터 기초 활용을 위한 모임 ‘시계열 가격 예측 따라잡기’도 LG에너지솔루션 사내 독립 기업인 ‘에이블(AVEL)’의 풍력 에너지 생산 예측 과제를 수행하는 등 데이터 분석 스킬을 높이고 있다.

사내 소모임은 해외에서도 그 연구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생성형 AI 연구를 위해 모인 ‘제너러티브 AI’는 지난 4월 구글 ‘젠 AI’ 해커톤(제한 시간 내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에 출전, 인테리어 커스텀 AI로 50위 안에 드는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양극재 스터디 모임 ‘양극재 너의 이름은’, 산업안전기사, 전기기사 자격증 준비 모임 ‘엘지로 아라비안 나이트’ 등 다양한 자기개발을 위한 모임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피어플러스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모임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주기적으로 교류회를 진행하며 모임 간 협업을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수 모임을 선정·시상하고 있으며, 별도의 플랫폼을 통해 창의적인 활동 사례를 전사에 전파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과거 임직원 교육은 회사가 주도하는 방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업무의 복잡성이 커지고 구성원들의 배경도 다양해짐에 따라 구성원 스스로 커리어를 설계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자기 동기부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피어플러스 외에도 언제 어디서나 학습 콘텐츠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엔솔 캠퍼스’, 사내 선배 및 외부 코칭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1대 1 커리어 프로그램’, 구성원들이 직접 자기의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는 ‘커리어 콘서트’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자기 동기부여에 기반한 ‘프로페셔널리즘’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김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가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집요하게 몰입하는 자기 동기 부여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체 불가능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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