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법인세율 21→28%”...기업들 반발 불가피
2024-08-20 11:32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시작된 전당대회(DNC) 첫 째날 깜짝 등장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AFP]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 법인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법인세 인하를 예고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적인 행보로 기업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개최에 앞서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법인세율은 21%로 내년 말 일몰 예정이다.

싱어 대변인은 “근로자의 납세 부담을 줄이고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응당 감당해야 할 몫을 지불하게 하는, 재정적으로 책임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의 법인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현행 21%인 법인세를 28%로 높여 고소득층의 세 부담을 확대하는 대신,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부담은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법인세율을 과거와 동일한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의제의 핵심 부분을 지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경제 의제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며 “세금 인상은 자녀 세액 공제의 확대를 포함해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한 주 동안 내놓은 다른 경제 정책 제안들에 대한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제안한 법인세율 인상안은 미국 정부가 다른 정책에 필요한 세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인상안으로 벌어들일 추가 자금이 어떻게 사용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괄적 감세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전 35%였던 법인세율을 재임 중 21%까지 대폭 인하했고, 내년에 만료되는 각종 세금 감면 제도도 도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를 공약하면서 구체적인 법인세율 인하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출마 때 공약한 ‘15%’로 대폭 인하까지 거론하고 있다.

다만 세율 변동은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가능하기에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 공화 중 어느 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느냐도 변수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이 제시한 법인세율 인상안이 현실화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이 5%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민주당 증세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냈다. 김 연구원은 “법인세율이 1%포인트 내려가면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0.7% 증가한다는 추정을 반대로 생각하면, 법인세율이 7%포인트 올라가면 S&P500 기업의 순이익은 약 5% 감소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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