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수조원 손실에도 ‘전기차 속도 조절’ 선택…LG엔솔·SK온과 배터리 협력은 지속
2024-08-22 08:26


포드와 SK온의 합작사 블루오벌SK가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 중인 합작 공장 [블루오벌SK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미국 포드가 수조원 규모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전기차 생산 계획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인 배터리에 대해서는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생산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포드는 2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차 사업 효율화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대형 차량인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같이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모델은 과감히 생산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

포드는 ‘익스플로러’와 같은 인기 있는 3열 SUV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2025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가 출시 시기를 2027년으로 2년 연기했는데, 이를 아예 백지화한 것이다.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한다.

이 같은 생산 계획 취소에 따라 이미 집행된 시설투자비를 포함해 총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비용이 상각 처리되거나 추가로 지출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드는 내연기관차 조립공장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을 3열 SUV 등 전기차 생산 단지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내연기관 모델인 ‘슈퍼듀티’ 픽업트럭의 생산시설로 전환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포드는 또 순수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연간 자본 지출 비중은 기존 40%에서 30%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상업용 전기차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 상업용 밴 전기차 신규 모델을 2026년 출시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 픽업트럭은 출시 시기를 2027년으로 1년 추가로 늦춰 생산하기로 했다.

포드의 이 같은 발표는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한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한편 포드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한국 제조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는 합리적인 가격의 배터리에서 시작된다”며 “배터리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전기차 경쟁력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포드는 우선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머스탱 마크-E’ 모델에 사용되는 일부 배터리의 생산을 내년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규정된, 전기차 구매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제공하는 세액공제 조항의 자격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포드는 설명했다.

SK온과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주 1공장은 2025년 중반부터 ‘E-트랜짓’ 전기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블루오벌SK의 테네시주 공장에서는 2025년 말부터 포드의 신형 전기 상용밴을 위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포드는 “시장이 진화하는 가운데 공용 배터리셀 전략을 통해 복수의 차량 세그먼트 및 전기차 플랫폼 제조를 위한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과 포드는 지난 2021년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고, 배터리 공장을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공장은 지난 2022년부터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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