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독점 규제 압박’ 앱스토어 조직 개편 나선다
2024-08-22 11:27


애플.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애플이 세계 각국에서 반독점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앱스토어 부문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지난 2010년부터 앱스토어 사업을 이끌어 온 매트 피셔 부사장이 오는 10월에 사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셔 부사장은 모든 애플 기기의 앱스토어를 감독하는 일 외에 2019년 출시된 게임 플랫폼 아케이드 서비스도 운영해 왔다.

앱스토어 그룹은 애플 앱스토어를 감독하는 팀과 대체 앱장터 배포를 담당하는 팀으로 나뉜다.

앱스토어를 총괄하는 필 실러 애플 펠로우는 규제당국들이 애플에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앱에 대한 대체 장터(스토어) 및 결제 방법을 허용하도록 함에 따라 이러한 개편을 실시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피셔 부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애플에서 21년을 보낸 후, 저는 우리의 놀라운 회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얼마 전부터 생각해 온 일이고,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팀을 재편하고 있는 지금이 우리 팀의 두 명의 뛰어난 리더들에게 배턴을 넘겨줄 적기”라고 말했다.

앱스토어 그룹에서 오래 일한 칼슨 올리버 선임 이사가 앱스토어 팀을 운영하고, 검색 등 앱스토어 기능을 담당했던 안 타이 이사가 대체 앱장터 배포를 담당할 예정이다. 두 이사는 실러 총괄에게 보고하게 된다.

앱스토어는 애플 서비스 부문의 핵심 사업으로, 연간 약 200억달러(약 27조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성장 동력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하드웨어 제품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서비스 부문은 애플에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앱스토어 사업은 개발자와 규제당국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부터 빅테크 갑질 방지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다. 애플 등 빅테크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외부에 개방하도록 하는 이 법은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10%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애플은 운영을 개편해야 했으며 최근 EU의 수수료 구조를 변경하고 애플 기기에 제3자 앱장터를 허용했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등을 제작한 에픽게임즈는 지난 16일 유럽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한 대체 앱장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도 애플이 지켜 온 폐쇄적 생태계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미국에서 아이폰 결제 방식과 관련해 에픽게임즈로부터 제소를 당해 4년간의 소송 끝에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이에 애플은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아이폰의 결제 칩을 개방해 외부의 다른 결제 방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U에서의 변화와 다른 지역에서의 변화 가능성은 애플의 성장 엔진으로서의 앱스토어의 역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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