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소득 플러스 전환…고소득 가구 근로소득 ‘껑충’
2024-08-29 14:10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가계의 실질소득이 한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소득(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 증가, 저소득(1분위)가구는 복지효과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누적된 가격 상승 탓에 과일·채소 등의 소비지출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연합]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9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전분기(1.4%)보다 증가폭을 확대하면서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득 증가세는 모든 항목에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314만6000원)이 취업자 증가,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3.9% 늘었다. 사업소득(94만원)은 1.4%, 이전소득(73만5000원)은 2.4% 각각 증가했다.

재산소득은 29.5% 늘어 1분기(50.0%)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다만,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해 전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0.8% 증가했다. 지난 1분기 1.6%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3.5% 늘어난 396만4000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5만1000원으로 0.9%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9.0%로 0.7%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3.9%로 1년 전보다 0.9%p 상승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인 평균소비성향은 71.0%로 1년 전보다 0.7%p 올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9000원, 1065만2000원이었다.


1분위 가구소득은 기초생활보장 강화 등으로 이전소득(10.5%)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3.7% 늘었지만 근로소득은 7.5% 감소했다. 5분위 가구소득은 근로소득(8.3%) 증가세에 힘입어 5.1% 늘었다. 임금근로자 증가에 더해 실적이 개선된 대기업들의 상여금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6배로 작년 2분기(5.34배)보다 0.02배p 상승했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36배라는 의미다. 배율 상승은 분배지표가 악화했다는 의미지만 0.02배 차이로는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1만3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2021년 1분기(1.6%)부터 14개분기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 교통(6.9%), 주거·수도·광열(7.1%), 음식·숙박(3.7%)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고 주류·담배는 2.5% 감소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38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4.0% 늘었는데, 식료품 중에서도 과일·과일가공품 소비지출이 12.1% 늘었다. 채소·채소가공품 지출도 1년 전보다 10.6%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과일·채솟값 불안정세로 소비지출 명목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식료품의 실질소비지출은 작년보다 0.9% 줄었다. 같은 값을 내고 살 수 있는 식료품 양이 적어졌단 의미다. 특히 과일·과일가공품 실질소비는 1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질소비지출은 1.8% 증가했는데 명목 소비지출 증가율(4.6%)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낮았다.

지난 2분기 소득 1분위 가구(하위 20%)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5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9% 늘었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상위 20%)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87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6.8% 증가했다.

소비지출 비중으로 보면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20.6%), 주거·수도·광열(19.1%), 보건(13.4%) 순으로 지출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15.8%), 교통(15.2%), 식료품·비주류음료(11.5%) 순이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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