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지난달 30일 IR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7년까지 방사성의약품(RPT) 분야에서 세계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SK바이오팜 연구원들 [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이 차기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방사성의약품(RPT) 사업 분야에서 2027년까지 세계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RPT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에 결합하는 물질에 탑재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치료하는 혁신적인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취급하기 때문에 짧은 반감기, 취급의 복잡성, 동위원소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30일 IR 컨퍼런스콜을 통해 관련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높은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RPT 포트폴리오를 완성, 안정적인 제조·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 추가 도입 ▷안정적인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망 확보 ▷RPT 신약 발굴과 개발 역량 내재화 등을 추진했으며, 이미 일부는 가시적 성과를 기록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홍콩 바이오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를 통해 NTSR1 타깃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인 ‘SKL35501(구 FL-091)’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 권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SKL3550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NTSR1에 결합하는 저분자 약물이다.
SK바이오팜은 국내에서 SKL35501의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내년 말 이후 임상 1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번 후보물질 도입으로 초반 개발 기간을 줄여 시장 진입 시간도 단축될 전망이다.
RPT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도 성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 공급 계약을 통해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Ac-225(225Ac·악티늄-225)’를 공급받게 됐다.
이번 계약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순도 Ac-225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것이 SK바이오팜의 설명이다. 이후 다양한 공급 파트너사를 탐색, Ac-225의 공급망 다변화도 꾀할 방침이다.
RPT 신약 개발 역량의 내재화도 추진한다. 기존 SK바이오팜이 가진 화합물 설계 역량을 RPT 신약 설계까지 확장하고, Ac-225에 특화된 자체 RPT 플랫폼 기술도 구축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9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수준 방사선의학 전문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연구 협력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이를 통해 2027년에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 개발 플랫폼 구축, 제조·생산 네트워크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적 RPT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RPT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갖춰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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