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올 여름철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가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년 이래 52년 만에 1위를 기록했고, 열대야 일수도 20.2일을 기록해 2018년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기상청은 5일 ‘2024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여름철 기후는 높은 기온과 열대야, 장마철 집중호우, 7월 하순 이후 적은 강수가 특징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상청이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인 1973년부터 2024년까지 총 52년간 집계된 여름철 평균기온 가운데 1위다.

시기별로 보면, 6월 중순 이후로는 기온이 꾸준히 평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반적으로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 기간에도 기온이 대체로 평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덥고 습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높은 습도로 인해 밤 사이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장기간 따뜻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았고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8도 높았다.

올해 여름철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극심했는데,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10.6일)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1위는 폭염일수 31.0일로 집계된 2018년 기록이다.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밀양(49일), 합천(49일), 산청(37일), 완도(35일), 제주(35일), 고흥(34일), 강릉(31일), 해남(28일), 서귀포(18일), 속초(15일) 등 10곳에서 올 여름철 폭염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고, 서울은 27일을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폭염이 발생했다.

2024년 6월 하순~7월 중순 고온 및 많은 강수 관련 기후학적 원인 모식도[기상청 제공]

한편 열대야 일수는 20.2일을 기록해 역대 1위로 나타났으며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가운데 제주(56일), 여수(42일), 청주(41일) 등 총 36곳에서 올 여름철 열대야 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다. 그중 서울은 39일간 열대야가 발생했다.

한편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로 평년(727.3㎜)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비는 50％가 장마철에 내리는데, 올해는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가 장마철에 내려 1973년 이래 가장 큰 비율을 보였다. 올해 장마는 6월 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 27일 전국에서 동시에 종료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474.8㎜로 평년(356.7㎜)보다 32.5％(118.1㎜) 더 많이 내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또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이 많아 같은 기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장마철이 종료된 이후에는 지상저기압을 유발하는 상층 강풍대(제트류)가 북쪽으로 밀려나며 고기압 영향권에서 국지적 지면 가열로 발생하는 대기 불안정에 따라 소나기 위주로 비가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8월 북상한 태풍 ‘종다리’에도 우리나라는 상층의 고기압성 흐름에 의해 강도가 약해지며 강수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름철 해수면 온도도 23.9도를 기록해 최근 10년(2015~2024년) 간 평균(22.8도)보다 1.1도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7월 하순~8월 하순 고온 및 적은 강수 관련 기후학적 원인 모식도[기상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