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동훈, 두 달에 한 번씩 당협 평가…당 장악력 강화한다
2024-09-09 09:02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두 달에 한 번씩 전국 당원협의회에게 활동 실적을 보고 받는다. 한동훈 지도부 들어 새로 도입하는 것으로 국민의힘은 매년 1회 실시하는 당무감사에 해당 결과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9일 여권에 따르면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전국 당협에 ‘당협 활동사항 정기보고 실시 협조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공문에서 “전당대회 이후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지방조직의 중요성이 대두됐다”며 “당협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 독려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적었다. 각 당협은 매 홀수월 5일까지 실적을 보고해야 하며 최초 보고는 오는 11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실적을 제출하지 않은 당협은 별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보고 항목은 ▷당원조직 ▷당원활동 ▷정책활동 ▷언론활동 ▷홍보활동 ▷청년활동 등으로 나뉜다. 일반당원·책임당원 전환율, 직능·사회단체와 당협 간 연계 활동, 당협 차원의 당정회의 개최 여부 뿐 아니라 당협위원장의 언론 노출 횟수도 보고 항목에 포함됐다. 보고양식에 따르면 각 당협은 지방의원들에게 몇 명을 할당해 가입 시켰는지, 이를 위해 어떤 회의를 거쳤는지 일정-장소 등을 세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당원 수 격차가 큰 점을 고려한 항목이다.

실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한 책임당원은 83만7000명인 반면, 민주당은 123만9520명이었다. 총선 당시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 조직이 와해돼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복수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의힘은 당원을 크게 늘린 당협을 대상으로 우수당협 표창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로 수적 열세에 몰려있기 때문에 힘 있는 여당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각 부처나 지자체에도 당협 차원의 당정협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당부할 것이다. 그래야 원내가 아닌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활동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한 대표가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강조한 만큼 각 당협은 청년 조직 활동도 보고한다. 각 당협은 청년위원회 지회, 대학생위원회 지회 등 청년 조직을 구성했는지 보고해야 하며 청년-대학생 소통 강화를 위한 활동 내역도 제출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활동 실적을 토대로 당무감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당무감사는 통상 선거를 앞두고 컷오프 전초전으로 꼽힌다. 당협위원장은 차기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통상 국민의힘은 당무감사 후 부실당협을 선정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열어 부실당협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 현장에서는 한 대표가 ‘한동훈의 국민의힘’ 만들기에 본격 착수했다고 평가한다. 서울 소재 당협 관계자는 “당원 증감율은 중앙당 조직국에 이미 데이터가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당협에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압박용”이라며 “한 대표가 직접 관리하겠다는 메시지 아니겠냐”고 했다.

지도부는 당초 내년 초 당무감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가 만약 대선에 나가게 되면 당헌당규 상 1년 6개월 전에 당을 떠나야 한다”며 “그 전에 체제를 정비하려는 것이다. 내년 초에 당무감사를 하게 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당무감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기는 조율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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