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면 농촌 살아남기 힘들 것”…‘공포심리’ 이용하는 트럼프
2024-09-25 13:21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불안감을 자극하는 언사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모으려 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중국의 약탈로부터 미국의 농촌을 보호하겠다고 연설하며 “만일 내가 패배하면 에너지 비용이 지붕을 뚫을 것이고 농촌 사회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낙관적인 비전과 변화를 약속하는 방식으로 구애하지만, 트럼프는 유권자들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저렴한 주택 공급과 경제 성장 등 ‘기회 경제’ 실현 방안을 지속해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나 이른바 급진 좌파의 집권으로 초래될 ‘공포와 혐오’에 집착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10일 TV토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당선되면) 당신은 제3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1929년과 같은 대공황에 빠질 것”이라며 해리스를 ‘공산주의자라고 칭했다.

트럼프의 ‘공포 심리 활용 전략’은 유권자들에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경제, 실업, 일자리’에 대한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가진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유권자의 약 43%는 트럼프를 선택했고 41%는 해리스를 선택했다. 지난 8월 조사 당시 같은 질문에서 트럼프가 3%포인트 앞섰던 것에 비해 격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트럼프 후보가 경제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까지 3일간 실시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는 전국적으로 1029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조사했으며, 871명의 등록 유권자가 포함됐다.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 유세에서 방탄 유리 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 갈라치기’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가톨릭 자선기금 모금 행사인 다음달 17일 제79회 ‘알 스미스 연례 만찬’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불참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나는 그녀(해리스)가 가톨릭 친구들의 무엇을 반대하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그녀는 가톨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카멀라 동무’에게 투표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정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썼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알 스미스 만찬 주최측에 당일 경합주 선거운동 관계로 참석할 수 없으나 당선되면 대통령 자격으로 다음번 행사 때 참석하고 싶다고 통보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지난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의 반유대주의와 투쟁’ 행사에서 해리스가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녀나 민주당을 위해 투표하는 모든 유대인은 머리를 검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미국 내 유대계 사회에 새로운 밝은 날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은 더 이상 두려움에 떨며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의 투표로 난 여러분의 수호자이자 보호자가 될 것이며 유대계 미국인들이 백악관에서 경험한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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