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향 신념 시 인버스 투자”, 오늘은 금투세 고심 한 달 더…불확실성에 속 타는 개미 [투자360]
2024-09-25 17:06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어제는 주가 하락 신념 있으면 인버스 투자하라더니, 오늘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 결정까지 한 달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네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게 속 편하다는 친구 말이 어떤 의미인지 하루하루 깨닿고 있습니다.” (직장인 A 씨, 37)

더불어민주당이 한 달여간 당 내외 의견을 청취한 뒤 금투세 관련 당론을 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 최종 시행까지 정확히 99일이 남은 상황 속에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25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서 범어사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엊그제 진행된 금투세 토론회와 관련해 민주당의 정책역량과 수권 능력을 잘 보여준 토론회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한 달여 기간 동안 의원총회를 여는 등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절차와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에서 예정대로 내년에 금투세를 시행할지, 유예할지를 두고 토론회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비서실장은 “시행팀도 유예팀도 금투세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했다”며 “다만 당장 내년 1월에 시행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일단 유예하고 상법 개정 등의 조치를 먼저 시행하는 게 좋을지를 두고 명백하게 입장이 엇갈렸다”고 했다.

이어 “(10월) 국정감사에 충실히 하는 동시에 금투세와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갈 것”이라며 “종국적으로는 의원총회를 열어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선 민주당이 이르면 26일 열리는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금투세 관련 당론을 확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주요 시가총액 종목들에 대한 온라인 토론방에선 금투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국회 내 금투세 논의가 언제까지 지지부진하게 이어질 지 답답하다. 어느 방향이든 조속히 결론내길 바란다”고 말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한 달이란 시간이 개미들에겐 얼마나 절박한 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토론회에 나섰던 의원들이 내놓은 발언들은 오히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개미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강일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역할극의 일부”라고 발언했고, 김영환 의원은 “주가가 우하향한다는 신념이 있으면 인버스 투자(주식 가치가 떨어질수록 이득이 나는 역투자 방식)를 하면 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국이 엄중한 상황인 만큼 언행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두 의원의 발언이 부정적으로 보도되긴 했지만, 이는 ‘토론 배틀’에서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실수”라며 해당 의원들의 발언 때문에 소속 의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34% 내린 2,596.3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1.03포인트(0.80%) 오른 2,652.71로 출발해 강보합세를 보이다 장중 하락세로 돌아선 뒤 막판 낙폭을 키웠다.

이날 국내 증시는 중국 경기 부양책과 엔비디아 강세에 장 초반 강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날 공개된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실망감에 대거 매물이 출회되면서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업 모멘텀이 소멸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며 “전날 발표된 밸류업 지수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대다수로, 선정된 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편입된 종목들은 지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에 차익실현, 편입되지 않은 종목은 실망감이 유입되며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지수 급락의 요인 중 하나로 민주당의 금투세 결정 지연을 꼽기도 했다. 하 연구원은 “당장 결정이 나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11월 말 쯤에는 통상 국회 기재위에서 세법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금투세 관련 뉴스를 조급하게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하 연구원은 금투세 결정 지연 외에도 ▷중동 불확실성 재개 ▷마이크론 실적 발표 및 10월 초 삼성전자 실적 발표 ▷중국 증시 상승폭 축소 등을 25일 코스피 약세의 요인으로 들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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