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투자 얼마나 해야 할지 누구도 몰라…정부·금융·산업계가 해답 찾아야”
2024-09-27 16:58


최태원 대한상공희의소 회장이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3회 BOK-KCCI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미래 AI(인공지능) 전략에서 가장 큰 숙제는 AI 인프라를 누가 얼마나 투자하는 게 좋은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권,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AI 투자에 대한 컨센서스(의견합치)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시대: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3회 BOK-KCCI 세미나에서 “(AI 투자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지만 그렇다고 안 하면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어느 정도까지는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그 ‘어느 정도’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AI가 촉발한 변화가 크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얼마나 큰 변화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쫓아올지는 모른다”면서 “지금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엄청난 돈과 자원을 AI에 투자하고 있지만 리턴이 그만큼 크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첨단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정부의 문제, 금융권의 문제, 그리고 산업계가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감당하고 AI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 어느 정도 컨센서스를 이루고 난 다음에야 산업과 국가가 같은 선상에서 원팀을 제대로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왼쪽 두 번째) 대한상공희의소 회장이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3회 BOK-KCCI 세미나에서 강연을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대한상의 제공]

최 회장은 공급망 재편 문제에 대해서도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참여와 관련해 상당히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을 우리가 구축하든 구축돼 있는 공급망 안에 완벽하게 포함되든 좋은 솔루션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보면 가장 편리하고 값이 싸야 공급망에 편입되고 돌아가는 경쟁 체제라는 문제를 가졌다”며 “지금은 경제안보 관점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인 형태의 솔루션만 찾지 않아 안정적이냐도 상당한 숙제”라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저출생, 지역발전 등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얽히고설킨 문제를 하나씩 풀어내기는 쉽지 않다. 대한상의는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태원(오른쪽 세 번째부터) 대한상공희의소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3회 BOK-KCCI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날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이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공급망 재편과 AI 기술 경쟁 등의 대외 리스크를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기업 투자에 대한 과감한 재정지원과 인프라 확충,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국가적 어젠다를 주제로 2023년부터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비롯해 기업, 학계 등 각계의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자인 리차드 볼드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는 지정학적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서 경제적 다극 체제로의 전환, 중국의 세계 유일 제조업 강국으로의 부상, ‘무질서한 세계’ 상황의 도래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이를 고려해 경제 안보와 효율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AI가 실제 기업에 적용됐을 때 생산성 향상 등을 포함한 경제적 효과는 연평균 총부가가치 기준 0.8~2.0%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면서 “AI의 적용을 통해 저출생에 따른 성장잠재력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미나에서는 이창용 총재가 직접 대담자로 나서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의 통상환경 변화와 전망, 우리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내 위상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가 진행한 종합토론에는 하정우 네이버 AI 랩 소장,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최고전략책임자(CSO),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선임이코노미스트, 강감찬 산업부 산업정책관 등이 참여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세미나에서 도출된 AI 활용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통찰은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로드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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