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ETF 늘리고 엔비디아·테슬라 줄였다
2024-09-30 11:17


해외 증시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심이 갈수록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선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 상위 10개 목록을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상품이 ‘올킬’하면서다. 해당 명단을 ETF가 싹쓸이한 것은 65개월 만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9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2019~2024년) 간 월별 해외 주식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명에는 ETF가 367개(53.19%) 오르며 단일 종목을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개별 종목으로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M7)’으로 불리는 미 증시 상장 빅테크(대형 기술주)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반도체주, 바이오주, 가상자산주, 소비재주, 배당주 등도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다시 ETF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나가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다. 월별 해외 주식 순매수액 톱10 중 ETF 비율은 2022년 61.67%, 2023년 66.67%까지 높아졌고, 올해 들어선 9월까지 70.37%로 70% 선까지 넘어섰다.

이달 들어 톱10 목록을 ‘올킬’한 ETF 종목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최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ETF 섹터·테마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배당 ▷지수형 ▷반도체 ETF에 투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배당 ETF의 대표주자인 ‘슈왑 미국 배당주 ETF’는 이달에만 6361만달러(838억원) 규모의 순매수액을 기록하며 해외 주식 투자자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슈드(SCHD)’란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해당 ETF는 10년 연속 배당했고, 매년 배당금도 늘리는 미국 우량 기업 100곳(다우존스US배당100지수)에 투자한다. 10위에 오른 ‘일드맥스 코인베이스 옵션 인컴 스트래티지 ETF’(2140만달러, 282억원)는 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에 커버드콜 전략을 더해 ‘폭탄’ 수준의 월배당금을 주는 게 특징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기 은퇴와 ‘경제적 자유’ 등을 꿈꾸는 투자자들이 ‘제 2의 월급’으로 불리는 월배당에 큰 관심을 가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금 계좌에서 미국 배당성장주 ETF에 가입, 노후를 준비하는 투자자를 일컫는 ‘미당족(미국 배당족)’이 이들이다.

‘장기 우상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믿음이 굳건한 미 증시 대표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각각 3위와 5위에 ‘SPDR S&P500 ETF(4288만달러, 565억원)’, ‘뱅가드 S&P500 ETF(3710만달러, 489억원)’가 자리를 차지하면서다.

여기에 반도체 관련 ETF도 국내 투자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9월엔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5485만달러, 723억원)’가 2위를, 반대로 3배 역추종하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3143만달러, 414억원)’가 6위를 기록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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