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승무원 만지고 욕설까지...미국행 여객기기 일본으로 돌렸다
2024-09-30 13:00


캐세이퍼시픽 항공 여객기.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으로 향하던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소속 여객기가 술에 취해 여성 승무원을 만지고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피운 남성 승객을 강제 하기 조치하기 위해 일본으로 우회했다고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12시30분께 홍콩에서 시카고로 향하던 CX806편이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머리를 돌렸다.

캐세이퍼시픽 측은 "CX806편이 기내 난동 승객 때문에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우회하게 됐다. 기장이 안전 지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고, 공항 직원이 승객을 내리게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기준이다.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제로 내리게 된 남성 승객은 기내에서 술을 마신 뒤 난동을 피웠다. 승무원이 그에게서 술을 빼앗고 구두로 경고도 했지만, 제멋대로인 행동이 계속됐다. 남성은 승무원을 만지는 가하면 욕설도 했다.

다른 승객들이 불안해하자 승무원은 서면으로 엄중 경고를 보냈고, 그제서야 남성의 난동은 멈췄다. 그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수갑을 채우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은 약과 술을 섞어 마셨던 것으로 추정됐다.

비행기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고, 문제의 승객을 내리게 한 뒤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앞서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17일 런던행 기내에서 앞좌석 팔걸이에 다리를 뻗는 등 다른 승객을 불편하게 한 홍콩 부부를 '블랙리스트'(탑승 금지 명단)에 올렸다.

지난 17일 홍콩을 출발해 런던으로 항하던 기내에서 중년의 홍콩 부부는 TV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앞좌석에 앉은 젊은 중국 여성에게 등받이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앞좌석에 앉은 여성이 요청을 거절하자 격분한 홍콩 여성은 다리를 앞좌석 팔걸이로 뻗고 손가락질을 하며 광둥어로 욕을 했다. 홍콩 남성도 가세해 앞 좌석을 밀치기도 했다.

이후 승무원이 앞좌석 승객을 다른 좌석으로 안내하면서 다툼이 해결됐다. 해당 사건은 피해 여성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널리 퍼졌다.

캐세이퍼시픽은 "항공 안전 규정을 위반하거나 다른 고객의 권리를 무시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며 "사건에 연루된 두 고객에는 향후 캐세이퍼시픽 항공편 이용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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