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계 사라지는 ‘빅블러’ 시대…“유통·물류업계, AI·데이터 활용 전략 필수”
2024-10-02 08:02


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유통·물류 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박일준(앞줄 왼쪽 다섯번째)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근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물류 기업들이 성공전략 논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빅블러 시대, 유통물류 기업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대한상의 유통·물류 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과 신영수 물류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 김재면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최훈학 에스에스지닷컴 대표, 최세라 예스이십사 대표, 이용호 LX판토스 대표, 박영안 태영상선 대표 등 유통·물류기업 CEO 5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을 맡은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전 유통학회 회장)는 “변화대응업으로서의 유통·물류산업은 기술, 사회,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통과 물류 부문의 융합적 사고와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빅블러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통계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오경 인하대 교수(전 로지스틱스학회 회장)는 “이커머스에서 물류기업의 역할이 축소되고, 유통기업이 물류를 오히려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물류기업들은 ‘픽앤쇼벨(Pick-and-Shovel)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픽앤쇼벨’은 19세기 골드러시에서 금 채굴보다 곡괭이·삽 판매가 더 안정적 수익을 가져다준데서 유래한 말로, 물류기업이 유통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새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유통·물류 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날 회의를 공동주재한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은 “최근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한 현 상황이 오히려 리스크인 동시에 기회”라며 “생성형 AI와 같은 새로운 혁신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 수립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수 대한상의 물류위원장(CJ대한통운 대표)은 “물류산업은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스마트물류시스템 도입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유통 및 IT 기업들이 물류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동시에 물류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이번 통합행사를 계기로 위원회가 유통물류 산업의 변화상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우리 유통물류 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가늠케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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