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충전하고 깜빡한 돈” 선불업자 말고 서민금융 재원 활용 발의
2024-10-02 10:00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소비자가 충전하고 잊어버린 교통카드·간편결제 포인트를 서민금융지원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법안이 국회서 다시 논의된다.

그동안 5년이 지난 고객 선불충전금은 선불업자에 귀속돼 고스란히 ‘쌈짓돈’이 됐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이 돈은 서민금융진흥원에 귀속돼 원주인에게 돌아가고 그동안의 운용수익은 서민금융지원 사업에 쓰일 수 있다.

2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의 소멸시효가 지난 휴면 예금·휴면 보험금·자기앞수표 발행대금 등은 협약에 따라 서금원에 출연된다. 서금원은 휴면예금 통합 조회 시스템을 통해 원권리자가 간편하게 ‘잠자던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 기간 동안 출연금을 원본보전 상품으로 운용해 수익금을 서민취약계층 금융사업에 활용한다.

신용카드 충전 금액 또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여신협회가 설립하는 기부금관리재단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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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멸시효가 지난 휴면선불충전금의 경우 이같은 법적 근거가 없어 그대로 기업의 낙전수입(소비자가 정액 상품의 사용 한도액이나 마일리지를 모두 쓰지 않고 남기는 액수만큼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21개 선불업자의 휴면선불충전금은 최신 통계인 2022년 기준 4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머니(190억원), 로카모빌리티(41억원), 마이비(40억원), SM하이플러스(37억원) 등 교통 관련 선불충전업자의 휴면선불충전금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간편결제사인 카카오페이, NHN페이코는 각각 2억원, 1억원 수준이었다.

2년 뒤인 현재 티머니 충전금을 편의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도 교통카드 사업에 뛰어들면서 휴면선불충전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6월 말 기준 티머니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2159억원으로, 2022년 9월 말 1994억원 대비 16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 선불충전금 잔액도 4568억원에서 5481억원으로 913억원 급증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사업자인 에스엠하이플러스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2753억원에서 2987억원으로 234억원 늘었고, 토스페이(비바리퍼블리카)도 954억원에서 1158억원으로 204억원 증가했다.

이번 법안은 또 21대 국회 당시 양정숙 의원이 발의했고 정무위원회에서도 논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안으로, 이번 국회에서 다시 발의돼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법이 통과되면 서민금융 재원 확보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회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성무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21대 양정숙 의원안을 보완해 수용력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면서 “22대 국회 초기인 만큼 논의 시간이 많아 통과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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