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긴축시대’ 국내여행 만족도, 외국 비해 낮아도 너무 낮다
2024-10-04 12:52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컨슈머인사이트는 최신 여행만족도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여행 소비자는 국내여행보다 7배 이상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해외로 몰려가고 있으며, 그곳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는 실증 자료를 4일 공개했다.


한국인의 국내,해외여행지 종합 만족도 [컨슈머인사이트]

스위스 같은 선망의 여행지는 물론 국내여행과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국은 열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6년부터 매년 9월 2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연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지난 1년간(’23년 9월~’24년 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1만2073명과 국내에서 여름휴가(6월~8월) 목적의 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1만7052명에게 주 여행지가 어디였는지, 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만족도)’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추천의향)’를 묻고 종합만족도를 산출해 비교했다.

▶권역별 만족도 유럽, 대양주, 미주, 아시아 순= 조사분석 결과, 해외여행 만족도는 평균 727점(1000점 만점)으로 작년보다 8점 낮았다.

권역별로 유럽(756점)과 대양주(755점)가 거의 같은 수준에서 높았고 이어 미주(738점), 아시아(722점) 순이었다. 대중적 여행지는 아니지만 아프리카(716점)도 아시아 평균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국가별로는 스위스(812점)와 오스트리아(811점)가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퉜다. 이어 하와이(801점), 스페인(799점), 체코(798점), 호주(789점) 순으로 유럽과 대양주가 다수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의 만족도가 높았고, 한국은 26위로 하위권이었으며, 캄보디아, 홍콩, 중국이 최하위권이었다. 만족도가 최상위권은 일본(755점, 한국인 만족도 세계10위), 튀르키예(747점, 12위), 인도네시아(736점, 16위), 마카오(734점, 17위), 베트남(728점, 19위) 이 차지했다.

▶지난 8년간 거의 변화 없는 초초긴축 국내여행비= 올해 숙박여행 1회당 여행자가 지출한 총 경비는 국내 23.1만원, 해외 176.5만원으로, 해외여행이 국내여행의 7.6배에 달했다.


해외여행가서는 펑펑 쓰면서, 국내여행가서 돈을 안쓰는 시대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국내여행 경비는 2022년 평균 26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23.7만원, 2024년 23.1만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 동안의 물가, 환율 상승에 비하면 둘 다 큰 증가는 아니지만 국내보다 해외여행에 지갑을 더 열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에서 느끼는 심리적 충족감은 해외여행이 훨씬 앞선다.

해외여행은 국내여행에서 경험하기 힘든 흥미와 만족을 제공한다. 이국에서의 독특한 경험, 새로운 문화와 환경 등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 7배 이상의 지출을 감내케 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중요한 연구 과제다.

이미 지난해부터 ‘알뜰여행’에서 ‘초긴축여행’ 넘어가기 시작했고, ‘식비를 줄이는 긴축여행’이 일상화되었다. 이에 반해 서비스 공급자는 식재료비의 급상승으로 가격인상과 품질저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음식 바가지 문제가 불거지면 소비자의 불만은 폭발했다고 연구진은 꼬집었다.

▶국내관광 죽는데, ‘쇼’ 만 하는 정책= 최근 몇년 간 관광정책 한답시고,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공직 간부들이 몇몇 문화관광세레모니에 참석했다가 악수나 하고 오는 일이 매우 자주 보인다.

몇몇 지자체 실무 공무원들은 소명의식 보다는 적당히 일 처리하면서 지역 의사결정자로서 군림하려는 경향도 목도된다.

문화관광 만족도의 제고를 위해서는 ‘정책쇼’ 보다는, 한국관광 매력발굴 크리에이터에 대한 존중, 지역의 서비스 정신 회복과 이들 뒷받침할, ‘국민의 심부름꾼(公僕:공복=공무원)’들의 견마지로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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