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싱가포르)=서정은 기자]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양국이 함께한 지난 50년이 성장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핵심 가치를 수호하고, 복합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는 연대와 협력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타르만 산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내년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로렌스 웡 총리님과의 정상회담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양국 협력의 지평은 첨단 기술 분야와 글로벌 이슈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역내와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공조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 역사를 거론하며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양국 협력에 빛나는 상징"이라고도 했다. 또 "싱가포르에 차세대 국책 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에서 건설함으로써 세계 랜드마크 건축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0만 명이 넘는 양국 국민이 상호 방문하면서 국민 간의 교류도 확대되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많은 청년들이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즐기고 있고, 한국인들은 싱가포르 커피와 차, 카야잼에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연대와 협력의 폭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도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토대로 이번 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최고 단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것"이라며 "우리 두 나라가 힘을 합쳐 아세안과 인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더욱 크게 기여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타르만 대통령도 건배사를 통해 "싱가포르와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 중 두 국가로 종종 언급된다"며 "양국의 경제적 진전을 포착하는 표현이지만, 이 표현이 두 나라가 공유하는 더 깊은 포부들을 완전히 담아내진 못한다"고 했다.

또 "양국은 역경을 기회로 바꾸고 황무지와 같은 상태로부터 힘을 기르고 더 좋은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통된 정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및 녹색경제와 같은 새로운 중요 분야에서의 양국의 협력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며 "두 나라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는 공고하다"고 했다.

타르만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협력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통한 지역에 대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의지를 환영한다"며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한민국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