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배추 초도물량 16톤 ‘김치 제조업체’가 사갔다
2024-10-09 07:01


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알배기 배추를 고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폭염과 가뭄 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의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해 이달 하순에는 가격 내림세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정부가 수입한 중국 배추 초도 물량 전량이 음식점이 아닌 포장김치를 만드는 김치 제조업체에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7일 기준으로 초도물량 16톤이 모두 김치 제조사에 직공급 됐다”며 “김치 제조업체는 중소업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부 장관은 지난달 말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산 배추 1100톤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을 통해 이중 초도물량 16톤이 먼저 들어왔다. 당초 농림부는 중국산 배추가 음식점이나 식자재업체 등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도물량에 한 해서는 음식점의 직접적인 수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배추 가격이 폭등하자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배추를 수입한 것은 지난 2010년(162톤), 2011년(1811톤), 2012년(659톤), 2022년(1507톤)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상품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이날 기준 8758원으로 7일(8794원)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평년(7428원)에 비해 여전히 높다. 더위가 9월까지 계속되면서 배추 공급이 원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이른바 ‘배추대란’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배추를 사기 위해 오픈런이 이어졌다. 일부 대형 마트에서는 1명당 3포기로 판매 수량 제한을 뒀다. 대상이나 CJ제일제당의 온라인몰에서는 일부 포장김치가 품절되기도 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반찬으로 나가는 김치 리필을 제한하는 식당이 생겼다. 일부에서는 김치 전골 등 김치가 주재료로 쓰이는 메뉴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일단 농림부는 이달 하순부터 배추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림부는 8일 ‘배추 등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 추진방안’을 통해 이달 중순부터 배추 출하 지역이 늘어나면서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또 수급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가을 배추의 조기출하 유도와 수입 배추 공급, 대형마트 할인 행사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했다.

농림부가 가격 안정화를 자신하는 만큼 당초 예고한 중국산 배추가 수입이 안될 가능성도 있다. 송미령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배추 생산량을 보고 (중국산 1100톤을) 다 들여올 필요가 없을 경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매주 배추의 수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중국산 배추를 더 들여올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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