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강 채식주의자 읽고 많은 성찰”…경기도교육청은 ‘폐기’
2024-10-11 10:30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2023년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많은 성찰과 토론의 계기가 됐던 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권고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관련 민원까지 접수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현 경기도교육감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3선 의원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교육감이다.

김 지사는 1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의 노벨문학상 주인공, 대한민국 소설가 한강이다.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아주대 총장 시절 ‘총장 북클럽’ 모임에서 읽었던 책 중 하나”라며 “학생들과 함께 책을 선정하고 한 달 뒤 토론하는 모임이었다”고 했다.

이어 “작품에 대한 소회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며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에게 육식을 강권하는 내용에서, 우리 사회가 규범이나 틀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많은 성찰과 토론의 계기가 됐던 책”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이뤄낸 쾌거”라며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1410만 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도지사의 평가와 반대로 경기도교육청이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폐기 권고’를 내린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의 학교 도서관에서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란 명목으로 2528권이 폐기됐는데, 이 중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측은 “일부 단체가 학교에 무분별하게 공문을 보내, 성교육 도서 폐기를 요구한 것”이라며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을 단순 조사한 것이지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같은 폐기 논란은 재점화했고, 한 누리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조속히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다시 배치하고, 청소년들의 권장 도서로 지정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경기도교육청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