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제조기 역할...‘스타 셰프’ 시대 열어
2024-10-11 11:26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의 서바이벌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사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다시 한 번 ‘스타 셰프’의 시대를 알렸고, 매회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밈 생성기’이자 ‘100만뷰 제조기’였다. 뻔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전형을 깨며 3주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비영어권 콘텐츠’라는 기록도 남겼다.

1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요리계급 전쟁’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400만 시청 수(Views·시청 시간을 재생 시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전주에는 시청 수 490만을, 2주 전에는 380만의 기록을 세웠다. 명실상부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다.

‘흑백요리사’는 재야의 고수인 ‘흑수저’셰프들과 이름난 인기 셰프인 ‘백수저’들의 계급장을 뗀 요리 서바이벌이다.

‘흑백요리사’가 처음 공개된 지난달 17일부터 약 한 달간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온통 ‘흑백요리사’였다. 프로그램은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명언 제조기’역할을 했다. 셰프들이 뜨기만 하면 유튜브와 각종 숏폼 콘텐츠의 조회수는 100만뷰를 금세 넘었다.

인기를 증명하듯 패러디도 쏟아졌다. 개그맨 김해준은 안성재 심사위원의 ‘보류하겠습니다’를, 개그맨 이수지는 ‘SNL코리아’를 통해 ‘요리하는 돌아이’의 모습으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리 서바이벌의 원조 우승자로 주방의 판세를 읽는 혜안을 가진 에드워드 리 셰프의 ‘물코기’, ‘내 이름은 이균입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우승자 최강록 네오 셰프의 ‘나야, 들기름’, ‘딤섬의 여왕’ 정지선 티앤미미 셰프의 ‘쉽지 않네’, 안성재 위원의 ‘이븐하게 구워졌다’, ‘채소의 익힘 정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코멘트는 어록이 됐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은 불경기로 침체됐던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놓고 오랜만에 다시 ‘스타 셰프’시대를 열었다.

식당 예약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셰프들의 식당들은 이달 내내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이 앱에서는 흑백요리사 탭을 따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쉽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예약가능한 레스토랑은 거의 없다.

특히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의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배, 식당 저장수는 같은 기간 1884% 점프했다. 방송 이후 예약건수가 급증한 식당은 4937.5%가 늘어다. 특히 주목받는 식당들은 최강록 셰프의 네오, 철가방 요리사(임태훈 셰프)의 도량, 트리플 스타(강승원 셰프)의 트리드,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 셰프)의 디핀,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이다.

게다가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가 선보인 ‘밤 티라미수 컵’은 오는 12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 출시된다.

이에 대해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국은 파인다이닝 불모지와 다름없다. 맛집과 인기 음식으로 쏠림 현상은 있지만 파인다이닝의 정교한 음식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선 인식이 높지 않다”고 했다. 이어 “프로그램은 파인다이닝이 단지 사치스럽거나 고급스러운 것이 아닌 잘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요식업계에 훈풍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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