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난 노벨문학상 한강의 2권 폐기사건…전세계인이 공분?
2024-10-11 16:23


경기도의회 더민주 대변인단.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 경기도교육청의 폐기 논란은 이미 지난 5월에 보도된 사안이다. 경기교육청은 각 학교에서 학부모가 포함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가 자율적인 판단을 했다고 이 중 1개 학교에서 2권이 폐기됐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논평을 내고 “소설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등 우수도서로 평가받은 도서 폐기는 임태희 교육감의 편향된 교육 철학에서 초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발표해 확대해석과 함께 팩트체크 논란이 일고있다.

더민주당은 11일 “경기도민과 함께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한민국 문인으로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첫 수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문학계 쾌거이자 영광이며 노벨상 수상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예를 훼손시키는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의 ‘졸속행정’으로 경기도민을 비롯한 전세계인이 공분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2023년 경기도 내 초․중․고 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책이라며 2500여 권을 폐기했는데, 이 가운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 폐기된 도서 중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 독일에서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 영국 교육전문지에서 올해의 지식상을 받은 ‘10대들을 위한 성교육등도 폐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이 ‘성교육 관련 도서 중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협의후 조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뒤 진행된 일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구체적으로 성관련 유해 도서 기준도 없이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과 ‘관련 기사 목록’을 공문에 첨부했는데, 이 자료에는 보수 학부모단체가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며 개최한 기자회견 관련 기사 등이다”고 덧붙였다.

더 민주는 “그러나 실제로 폐기된 책 가운데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된 책은 단 1종이다. ‘채식주의자’ 등 우수도서로 평가받은 도서 폐기는 임태희 교육감의 편향된 교육 철학에서 초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민주는 “임태희 교육감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문화는 행정이나 정치가 간섭해서는 안된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성관련 유해 도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라. 경기도 교육에 ‘블랙리스트’의 고통을 덧씌우지 마라. 임태희 교육감은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고 경기도민께 사과하라”고 경고했다.


경기도교육청 해명자료.

하지만 더민주의 성명서 기초가 된 언론사의 기사는 이미 삭제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특정 도서 유해도서 지정 폐기 관련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바로잡습니다’라는 설명자료를 냈다. 골자는 특정 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하고 폐기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도서에 대해 각 학교에서 학부모가 포함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판단을 통해 자율적이고 균형적인 관리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 협의에 따라 적합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담긴 관련기사 링크를 참고용으로 제공했다.그 결과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폐기 도서를 선정했고, 한 학교당 1권 정도인 약 2500권이 학교도서관에서 폐기됐다.이 가운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은 1개 학교에서 2권만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청이 “특정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하고 폐기했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사실 이 사건은 지난 5월에 KBS를 통해 이미 보도됐다.당시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들이 확인했던 내용이다. 당시 KBS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이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고 했다 여러 학교 담당자들은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성 관련 도서를 폐기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공문이 한 차례 내려왔고, 이어진 공문에서는 성교육 도서 처리 현황을 보고하라면서 '제적 및 폐기' 도서를 입력할 엑셀 파일이 내려왔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일부 단체가 학교에 무분별하게 공문을 보내, 성교육 도서 폐기를 요구한 상황이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을 단순 조사한 것이지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교 도서관에 있는 도서의 유해성 여부와 조치 사항은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이 “한강을 딱 찍어 폐기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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