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도망간다” 이공계 연구비…여성이 남성 절반 못 미쳐
2024-10-13 08:22


LG화학 연구원이 배터리 양극재 샘플을 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여성 연구자의 과제 지원액이 남성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학과 공공, 민간 연구기관에서 책임연구자 1인 당 평균 연구비가 남성은 5억원 수준이지만, 여성은 절반에 못 미치는 2억30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여성 연구가 규모가 큰 과제를 따낼 가능성이 낮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형 과제일수록 여성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성 연구자는 전체의 11.9%를 차지하는데 10억원 이상 대형 연구프로젝트를 맡은 여성 연구책임자의 비율은 8.3%에 머물렀다. 3000만원 이상 소형 과제를 맡은 여성 연구책임자 비율은 14.1%로 가장 높았다.

최 의원은 연구 규모와 지원에서 겪는 구조적 격차가 여성 과학기술인의 양성 단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내부 승진과 채용 단계에서 차별 등에서 차이로 이어졌다. 실제로 2022년 대학과 공공, 민간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인력 승진자 8420명 중 여성은 17.6%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경우 승진 대상의 여성 비율이 25.8%였지만 승진자 여성 비율은 22.3%로 낮았고, 공공연구기관도 22.7% 대 19.5%로 낮았다. 민간기업만 15.4%대 15.5%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신규 채용 단계에서도 정규직은 여성 비율이 28.1%였던 반면 비정규직에선 여성 비율이 38.4%로 높았다.

최 의원은 “국내 과학기술계를 견인할 여성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기 위해서는 관리자급 연구자를 키울 수 있는 성과 제도와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며 “연봉, 연구 평가, 출산 및 육아 지원책 등에 있어서 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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