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념미술’ 대가 성능경, 미국 뉴욕서 첫 해외 개인전
2024-10-13 15:02


지난 5월 성능경 작가가 가수 이랑과 함께 연 2024 아워세트 전시회에서 개막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 오프닝 리셉션이 열리는 오는 24일 미국 뉴욕 리만머핀 갤러리에서도 작가가 ‘시의 불을 부채질하며’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국 개념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성능경(80)의 해외 첫 개인전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13일 미국 뉴욕 기반 갤러리인 리만머핀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에서 ‘Off the Beaten Track: 성능경의 예술적 방랑’ 전시가 진행된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뉴욕 솔로몬R.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단체 순회전이 지난 5월 미국 LA해머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5개월여만에 미국에서 여는 작가의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해 3월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은 작가가 해외에서 여는 첫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성능경, Venue 2, 1980. [리만머핀]


성능경, Venue: trail 1, 1985. [리만머핀]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에서 개막하는 전시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성능경의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 성격을 띤다. 한국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작가는 퍼포먼스, 사진, 아카이브 등 비전통 매체를 통해 지식과 권력의 구조를 탐구해왔다. 주로 그의 작품은 일상의 물건을 사용하면서 이를 도발적으로 변형하거나 저항하는 작업으로 구성돼 있다.

리만머핀 측은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 ‘거꾸로 된 지도: 서양 대륙들’(2024)를 꼽았다. 위도와 경도 그리드에 기반한 아메리카 대륙 지도를 19x15cm 크기의 직사각형 조각으로 나눠 총 285개의 조각을 만든 뒤 무작위로 재배열한 작품이다. 지도를 ‘읽을 수 없게’ 만든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지리가 어떻게 대중 인식을 왜곡했는지 질문한다.


성능경, Here - contact print, 1975. [리만머핀]


성능경, Smoking - contact print, 1976. [리만머핀]

이밖에도 1979년에 시작한 작가의 대표 작품인 ‘장소’ 시리즈를 비롯해 신문으로 일상의 사물을 비튼 ‘일상 영어’ 시리즈(2003), 1998년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M.V.G.W.’ 퍼포먼스 기록, 전통적인 사진 개념에 도전한 ‘예술은 망상의 그림자: 부엌’(2001) 등 작품으로 전시가 구성됐다.

오프닝 리셉션이 열리는 오는 24일에는 작가가 부채에 기도를 적고 불을 붙이는 ‘시의 불을 부채질하며’ 퍼포먼스도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내달 9일까지.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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