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진료를 받은 사례가 최근 3년 사이 2.5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가 해외로 출국한 사이 다른 사람이 가입자 대신 병원에서 진료받은 사례는 지난해 5만6088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2만2781건임을 고려하면, 146.2% 급증한 것이다.

2021∼2023년 명의 도용 진료건에 대한 환수는 1만2805건(연평균 4268건)에 그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명의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5월 건강보험증이나 신분증 등으로 환자 본인을 확인하도록 요양기관 본인확인 제도를 강화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증의 경우 실물이나 모바일 보험증 모두 사진이 없어 악용을 막기가 어렵다. 모바일 건강보험증은 이날까지도 자기 마음대로 사진을 등록할 수 있어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할 수 있다.

안상훈 의원은 이날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친절하게 사진을 넣는 기능을 탑재하셨는데, 이렇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넣을 수도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 사진이 들어간 모바일 건강보험증 예시를 보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신분증과 건강보험증을 교차 확인하거나 건강보험증에 본인 사진이 나오도록 하고, 보험 가입자가 출국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도 이를 바로 알 수 있도록 실시간 연동되는 본인 확인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강화된 본인확인 제도를 시작할 때 미비했던 게 사실"이라며 "(본인) 사진을 건강보험증에다 넣을 수 있게 행정안전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