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0주년 세정 박이라 대표 “올리비아로렌 분사…여성복 강화” [언박싱]
2024-10-18 10:35


박이라 세정 대표가 17일 서울 강남구 세정 서울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세정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올리비아로렌을 여성 패션 전문 회사로 독립시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 세정을 뛰어넘는 글로벌 여성패션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는 ‘1세대 토종 패션기업’ 세정의 박이라 대표가 새로운 50년을 위해 여성 브랜드 올리비아 로렌을 독립시킨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그룹’이라는 세정의 비전 아래 여성 패션 및 온라인 브랜드를 강화, 100년 기업을 향한 밑거름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세정 서울사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표는 “인디안 등 남성복에서 시작한 회사다 보니 기본적으로 남성복 기획 시스템에 맞춰진 경향이 있다”면서 “(올리비아로렌을) 독립 법인화해 전문성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올리비아로렌은 세정의 매출 35%를 담당하는 주요 브랜드로 웰메이드(48%)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1974년 부산 동춘섬유공업사로 시작한 세정은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웰메이드, 디디에 두보 등 12개 브랜드를 보유한 매출 3000억원대 기업이다. 창업주인 박순호 회장의 셋째 딸인 박 대표는 2005년 세정에 입사해 비서실, 마케팅홍보실, 구매생산조직 등을 거쳐 2019년 5월부터 세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이라 세정 대표. [세정 제공]

세정은 올해 연말까지 사업구조 개편 준비를 마치고, 이른 시일 내 여성사업부 독립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부친인 박 회장이 인디안을 통해 ‘남성복 신화’를 만든 것처럼, 글로벌 여성 패션 특화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과거 세정이 오프라인 대리점(가두점)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박 대표는 달라진 시대 변화 속에서 온라인 브랜드와 여성 패션, 나아가 뷰티·리빙 등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그는 “뷰티·리빙 관련 소비자의 니즈 또한 주시하고 있다”며 “다른 브랜드와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대표는 사장이 된 후, 온라인 남성복 브랜드 더블유엠씨(WMC)을 리뉴얼 출시했다. 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를 인수해 키우는 등 적극적인 변화로 세정의 성장 DNA를 바꾸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 확대는 중장년층 고객 중심이었던 기존 소비자층을 10~30대로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2020년 출시한 온라인 브랜드 ‘WMC’는 올해 7월 인기 걸밴드 QWER의 히나와 협업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무신사 라이브’ 당시 무신사스토어 전체 브랜드 랭킹 1위 기록, 8월~9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 행사 등 잇따라 화제를 일으키며 전년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끌었다. 마뗑킴을 만든 김다인 대표와 박 대표가 공동 설립한 온라인 유니섹스 캐쥬얼 브랜드 ‘다이닛(DEINET)’도 2월 출시 후 한 달간 매출이 10억원에 달하며 패션업계의 이목을 끌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서울 강남구 세정 서울 사옥 1층 쇼룸에 세정이 운영하는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김희량 기자


박이라 세정 대표가 17일 서울 강남구 세정 서울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세정 제공]

40대인 박 대표는 올해 유튜브 채널 ‘이라위크’ 활동을 시작하며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세정의 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남편과 연애 스토리와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유튜브 활동은 ‘처절한 시도’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파편화된 소비와 바뀐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과거 대비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알릴 방법’이 없어 빛을 보지 못하는 걸 봤다”면서 “그러다 사람들이 브랜드보다 개인에 관심이 큰 것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정은 K-패션의 성장세를 주목하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현재 홍콩에서 인기가 많은 쥬얼리 브랜드 디디에 두보를 참고해 두바이(중동)와 동남아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직진출보다 해외 파트너와 함께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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