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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해킹 당한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인종 비하 발언까지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에서 제조되는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해킹을 당한 이후 인종 차별 발언을 하는 소리가 나왔다.

다니엘 스웬슨 미네소타주 변호사는 지난 5월 TV를 시청하던 중 로봇청소기에서 처음에는 “끊어진 라디오 신호 같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기 앱에서 낯선 사람이 자동 먼지 청소기의 라이브 카메라 피드와 원격 제어 기능을 해킹한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기계 결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스웬슨은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하고 청소기를 재부팅한 후 다시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로봇청소기가 움직이며 온갖 욕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청소기는 가족 앞에서 “FXXX”이라고 외친 후, 반복해서 ‘N-단어(인종차별적 발언)’를 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텍사스주에서도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또한 플러그를 뽑아버릴 때까지 인종 비하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또 로스엔젤레스에서는 가족들의 반려견을 계속 쫓아다니면서 위협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음란물 사이트에서 중국산 IP캠으로 찍은 사생활 동영상이 대거 유통돼 논란인 가운데, 폐쇄회로(CC)TV 기능이 있는 중국 제품이 해킹 프로그램에 뚫리며 집안 상황까지 잠식하고 있는 중국 기업 제품들의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데프콘 해킹 컨퍼런스’에서 보안 연구원인 데니스 기스와 브레일린은 에코백스 로봇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러 에코백스 로봇을 분석한 결과 블루투스로 로봇을 해킹하거나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몰래 켜는 데 악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 130m 떨어진 곳에서 블루투스를 활용해 로봇을 해킹하고 원격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코백스 측은 이후 결함이 수정됐다고 밝히며, 다음달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