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들고 ‘건배’ 외치는 브루노 마스…보고도 믿기지 않는 로제 ‘아파트’, 터졌다
2024-10-19 11:48


[더블랙레이블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블랙핑크 로제가 마주 앉아 ‘술게임’을 한다. 손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일명 ‘아파트’ 게임. 브루노 마스는 태극기를 들고 한국어로 ‘건배, 건배’를 외치며 팝 팬들을 홀리고 있다.

로제의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에 따르면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지난 18일 첫 듀엣곡 ‘아파트 (APT.)’를 기습 발표, 각종 차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쓰고 있다. 브루노 마스가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순위를 쭉쭉 치고 올라가 현재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라있고, 공개 22시간 만인 오전 11시 기준 2378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빌보드보다 뚫기 힘든 콘크리트 차트인 국내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 톱100 차트에선 공개 22시간 동안 2위까지 치고 올라가더니 23시간 만인 19일 오후 12시 1위에 안착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듀엣곡의 기습 발표는 전 세계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로제는 이 곡이 공개되기 하루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브루노 마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브루노에게 한국의 술 게임을 가르쳤던 밤”이라고 적기도 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브루노 마스의 댓글이다. 그는 “아주 재밌었어. 기억해? 네가 나에게 키스하려고 했잖아. 아주 이상했어”라고 댓글을 달아 팬덤이 술렁였다.

더블랙레이블은 이어 18일 오전 두 사람의 공식 협업을 알렸다. 이날 오후 1시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엔 모든 해답이 담겨 있었다. 로제의 신곡엔 ‘흥행 냄새’가 강렬하게 배어난다. ‘넘사벽’ 보컬에 ‘국뽕’, B급 감성까지 스며들었다. 지금껏 블랙핑크 활동과는 전혀 다른 로제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 전 세계가 사랑한 트리플 A급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춤도 추고 연기까지 한 의외의 모습에 눈을 뗄 수 없다.

‘아파트’는 ‘아파트 게임’으로 불리는 놀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댄스곡이다. 이 게임은 참가자들이 양손을 포개 쌓아올린 뒤 한 사람이 숫자를 외친다. 해당 숫자가 나올 때까지 손을 하나씩 빼다 걸린 사람이 술을 마시는 술자리용 놀이로 한국인에겐 익숙한 게임이다. 앞서 지난 9월엔 로제가 명품 브랜드 입생로랑 애프터 파티에서 함께 한 셀럽들에게 아파트 게임을 알려주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 [로제 인스타그램]

로제는 “어느 날 밤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들에게 ‘아파트 게임’ 방법을 알려 주고 다 같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곡 작업을 시작했고, 브루노 마스가 합류해 이 곡이 완성됐다”고 탄생 비화를 들려줬다. 곡의 작사, 작곡자로는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편곡은 브루노 마스가 했다.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재밌다. 장면 전환 하나 없이도 완벽한 콘텐츠 한 편을 만들어냈다. 이 영상에서 브루노 마스와 로제는 ‘아파트’ 게임을 하면서 노래를 하고 드럼을 연주한다. 무심한 표정의 브루노 마스의 옆에서 그에게 장난을 치는 로제와 사랑스러운 율동을 함께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유쾌한 에너지가 솟구친다. 이미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유튜브의 리액션 영상에서 해외 팬들은 그저 ‘오 마이 갓’을 연발하며 웃음을 참지 못한다. 게다가 뮤직비디오는 핑크색 배경으로 처리했고, 그 안에 들어간 두사람은 블랙의 의상을 입어 ‘블랙핑크’의 상징을 채워넣었다. 솔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블랙핑크라는 로제의 선언처럼 보인다.

우연찮게(?) 탄생한 것으로 설명하나 로제의 신곡은 상당히 전략적이다. 이 곡은 ‘오징어게임’의 K-팝 버전이라 할 만 하다. K-컬처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때 K-놀이를 소재로 세계적인 두 스타가 B급 감성의 예상치도 못한 모습을 보여줘 짜릿한 쾌감을 안긴다. 무엇보다 음악이 좋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꽂힐 만큼 중독적이다. 1980~90년대 바이브를 담으면서도 2000년대 초반 에이브릴 라빈 시대의 팝록 감성까지 스몄다.

여기에 블랙핑크의 메인 보컬 로제의 달달한 치즈케이크 같은 음성이 첫 파트를, ‘보컬의 신’ 브루노 마스의 청양고추처럼 매콤하면서도 청국장처럼 구수하고 칼칼한 목소리가 두 번째 파트를 채우니 그야말로 귀호강 파티다. 그래미 어워즈를 총 15회 수상한 최정상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로제 보컬이 화음을 쌓으며 포개질 때의 조화로움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두 사람의 또 다른 협업까지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 곡은 로제가 오는 12월 6일 첫 정규 앨범 ‘로지’(rosie)에 수록될 곡이다. 로제는 정규 앨범에 수록된 12곡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솔직하면서도 내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각오다.

로제는 앞서 2021년 솔로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70위로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6월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에 합류하고, 세계적 레코드 레이블 애틀랜틱 레코드와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국내외 활동을 준비해왔다. 이번 싱글 역시 로제에게 최고의 성과를 가져다줄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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