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F-15K 성능 개량 비롯해 갈 길 바쁜데…문제는 ‘돈’ [신대원의 軍플릭스]
2024-10-21 06:01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군이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개량을 추진중인 F-15K가 지상활주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군이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군소식통에 따르면, 공군은 2035년까지 64조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되는 방위력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군의 주요 방위력개선사업은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 징후가 명백할 경우 타격하는 ‘킬 체인’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탐지·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그리고 기반체계, 공중작전, 유무인 체계 등 크게 다섯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기반체계에는 중고도정찰무인항공기(MUAV) 양산과 기존 운용중인 E-737 피스아이 이상 성능의 기체를 도입하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 공중작전에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과 공중급유기 2차 사업 등이 있다.

문제는 사업 종료 기간이 미정인 유무인 전투기 복합체계 등 유무인 체계를 제외하더라도 최대 2035년까지 추진되는 이들 사업에 그야말로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군이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 사격 이미지. [헤럴드DB]

굵직굵직한 것만 해도 KF-21 최초 및 후속 양산 사업 27조4000억원, 스텔스전투기 F-35A 20대를 추가 도입하는 차기전투기(F-X) 2차 사업 약 4조4000억원(추정), 항공통제기 2차 사업 3조원, 패트리엇(PAC-3)을 확보하고 PAC-2 발사대 일부를 PAC-3 발사대로 개량하는 패트리엇 성능개량 2차 사업 1조9000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공군 중장기 방위력개선사업에 필요한 64조원은 단군 이래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선 내년도 정부 국방예산안 61조5878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결국 ‘돈’이 문제인 셈이다.

공군은 킬체인과 관련 내년 북한의 레이더와 지휘통신체계를 마비시키기 위해 1조9000억원을 투입하는 전자전기 사업에 착수하고, 5400억원 규모의 장거리공대지유도탄 연구개발 사업에 돌입하는데 재원 마련이 녹록치 않다.

특히 북한 핵·대량살상무기(WMD) 타격을 위해 F-35A 추가 도입과 함께 기존 기계식 레이다의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다 업그레이드 및 전자전 장비 개량 등 3조8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F-15K 성능개량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인데 재원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군 소식통은 “현재 F-15K 성능개량 사업 총사업비가 최초 사업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재정당국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전자전기 등 주요 핵심사업이 내년 정상적으로 착수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군이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15K의 편대비행 모습. [헤럴드DB]

KAMD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공군은 내년부터 1조6000억원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 양산에 착수한다.

각각 1조3400억원과 8600억원을 투입해 최고 요격고도를 L-SAM의 60㎞에서 100㎞ 이상으로 확대하는 L-SAM-Ⅱ 고고도·활공단계 요격미사일 연구개발 사업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블록-Ⅲ) 천궁-Ⅲ 연구개발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군 소식통은 “공군이 이 같은 미사일방어 전력화를 완료하는 2030년대에는 우리 군이 목표로 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L-SAM은 내년 양산 착수를 위해 예산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분담금 논란, 최초 양산 계약 물량 축소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KF-21 사업이 재정문제로 또다시 발목 잡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공군 노후 전투기 도태가 지속 진행되는 상황에서 KF-21 적기 전력화가 지연되면 전력공백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군 내에서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군이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 확보의 어려움으로 사업 지연이 우려되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가 F-4 팬텀과 편대비행하는 모습. [헤럴드DB]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점점 고도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공군의 복합다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과 함께 F-35와 F-15K 성능개량 사업, F-35A 추가 도입, KF-21 개발과 양산 등 킬체인 전력 증강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어 “이밖에도 24시간 감시정찰능력을 갖추기 위한 항공통제기 추가 도입, MUAV양산과 전자전기 도입 등 다양한 공군의 전력증강 사업이 계획돼 있다”면서 “많은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들인 만큼 우선순위를 잘 따져 합동참모본부와 방위사업청, 기획재정부 등 관계 당국과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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