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00명 사상”…러, 전쟁 지속 하려면 해외 인력 의존
2024-10-21 10:13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조인식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을 위해선 해외 군인과 노동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무기, 장비 및 기타 자원뿐만 아니라 전쟁을 지원할 군인과 노동자를 찾기 위해 점점 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 파병을 결정했으며 일부는 이미 러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면서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미 1500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다며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소식통은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사소통 등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보다는 러시아 군대를 지원하거나 무인기(드론) 전쟁을 배울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보낸 것은 그들이 어떻게 이용될 것인가보다 정치적 신뢰성의 표시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 측에 노동자와 무기를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이는 러시아와 북한 간 관계에서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러시아가 해외 병력에 의존하는 것은 전쟁과 인구 감소로 자체 병력이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약 100만 명의 군인이 사상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달 러시아 군인 사상자 수는 일평균 12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병력은 우크라이나의 4배로 알려졌지만 자국 군인들이 ‘고기 분쇄기’라고 부르는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징병을 이용하는 데는 정치적 비용이 든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 동안 사망한 소련군보다 7배나 많은 러시아 군인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최고 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최근 “전쟁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수학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인구 감소로 외부인이 필요하며 중위 연령이 40세인 상황이다. 오랫동안 이주 노동자들에 의존해 왔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그 수가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480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전장으로 떠난 러시아 청년은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러시아는 이민자들에게 급여나 패스트트랙 시민권 약속을 제시하며 군 복무를 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사기를 당하거나 가입을 강요 당해 군대에 끌려 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독일, 두바이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도, 네팔 근로자들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한다. 우간다,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채용된 약 200명의 여성은 타타르스탄에서 공격용 드론 조립 작업을 하고 있으며 화학 물질에 노출됐다고 AP통신이 이달 보도했다.

가디언은 “러시아는 개발도상국의 친구처럼 행동하지만 빈곤 국가에서 소모성 병사와 값싼 노동력을 조달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토를 러시아로 편입하려는 시도는 외국인 인력과 노동자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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