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와이 연가', '월클' 뮤지션들의 감동적 연주 들으며 한인 이민 역사 반추 기회
2024-10-23 19:00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한국인의 하와이 이민사는 1903년 하와이에 간 사탕수수 저임금 노동자들로 시작됐다. 1902년 12월 12일, 한국인 121명이 가슴에 큰 꿈을 품고 인천 제물포항에 모였다. 그들은 긴 항해를 시작해 이듬해인 22일후 102명만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들로 인해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역사가 시작됐다.

이어 1910년부터 신랑감의 사진만 보고 결혼을 결심한 '사진신부' 700여명이 하와이로 왔다. 1903년부터 1945년, 한국이 독립할 때까지 하와이에서 고립돼 살았던 한국인은 약 7000명이었다.

한인의 하와이 이민 사업 추진이 이뤄진 것은 하와이 사탕수수농장협회가 선교사이자 외과의사이며 주한미국공사관의 대리공사까지 하며 조선과 대한제국의 이권에도 개입했던 호레이스 알렌에게 로비를 하면서다. 당시 하와이는 미국의 주는 아니지만, 미국의 중국인 추방법, 일본인 노동자 급증 등의 분위기가 적용되는 시점이어서 조선의 노동자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

사탕수수밭의 한인 노동자들은 힘든 삶을 살면서도 1909년 안중근 의사를 구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주한인동포들이 하나가 됐다. 하와이 이민 1세대인 임옥순 할머니는 한달에 1달러씩 독립운동을 위해 기부하면서 "나의 조국에 대해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히스토리 뮤직 필름 '하와이 연가'는 그들이 남긴 사랑의 흔적을 찾아가며 121년 하와이 이민의 역사를 따라가본다. 그러면서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연주로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감성 음악 영화다. 월드 클래스 뮤지션들의 감동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어 콘서트와 같은 감동 현장을 느끼게 해준다.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각 에피소드는 이야기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연주곡과 함께 공개됐다. 모두 영화를 위해 새롭게 편곡된 곡들이며, 연주곡 8곡 중 ‘상록수’를 제외한 7곡이 국내 로컬 플랫폼 5개(멜론,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와 글로벌 플랫폼(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유튜브뮤직, 아마존, 타이달 등)은 물론, 일본과 중국 로컬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 ‘그들의 발자취’는 121년 하와이 이민 역사를 중대 사건 위주로 구성한 미니 다큐 형식이다.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고 있는 이그나스 장(Ignace Jang)이 ‘희망가’, ‘상록수’, ‘봄이 오면’ 3곡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한다. 미지의 땅으로 떠난 이민자들이 고달픈 가운데서도 품었던 희망과, 언젠가 올 ‘봄’에 대한 기대를 음악으로 그려낸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할머니의 놋그릇’은 17세 나이에 ‘사진 신부’가 되어 하와이로 떠난 실존 인물 ‘임옥순’의 시점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래미상 수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삽입곡 3곡을 모두 비올라 독주로 들려준다.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오빠생각’과 ‘아리랑’은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임옥순의 마음을 대변한다.

마지막으로 전장으로 떠나는 어린 아들을 향해 부르는 노래 ‘대니 보이’는 하와이에서 10명의 자녀를 낳아 두 명은 어릴 때 이별해야 하는 등 힘겹게 키웠던 임옥순의 고달픔을 구슬프게 전한다.

세 번째 에피소드 ‘칼라우파파의 눈물’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하와이의 소록도’로 고립과 절망의 장소였던 칼라우파파에 격리됐던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고향에서 낯선 하와이로 왔는데, 다시 이 곳으로 추방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타국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지만,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인 선조들에게 바치는 진혼곡으로 ‘저 구름 흘러가는 곳’과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군주인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작사, 작곡해 떨림과 속삭임을 잘표현한 ‘알로하 오에’가 흐른다.


연주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첫 번째 에피소드의 연주자인 이그나스 장, 하와이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가 함께 맡아 합주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이진영 감독은 “연출자로서 단 한 가지, 음악으로 헌사를 쓴다는 마음으로 연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혀, 세 뮤지션의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또한 이 감독은 “121년 이민사는 크게 세 개의 시대로 구분된다”며 “이민이 시작된 시기부터 광복 이후 이민이 재개될 때까지를 1기 ’꿈’, 아메리칸 드림으로 이민 붐을 이루었던 시기를 2기 ‘도약’, 그리고 미주 한인의 날이 제정된 2022년 이후를 3기 ‘평화와 화합'으로 잡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게 3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하와이 연가’의 마지막은 모두가 아는 ‘월드 클래스’ 소프라노 조수미의 ‘더 워터 이즈 와이드(The water is wide)’가 장식한다. 조수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어울리는 ‘하와이 연가’ 속 러브스토리가 과연 어떻게 끝을 맺을지,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21년 전, 미지의 섬 하와이로 떠났던 이들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로 조명한 '하와이 연가'는 오는 10월 30일, 전국 CGV에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감독: 이진영 | 프로듀서: 이진영, 이예지 | 출연: 리처드 용재 오닐, 김지연, 이그나스 장, 예수정(목소리 출연) | 제공: 나우 프로덕션 필름 | 제작: 나우 프로덕션 필름 | 배급: CGV ICECON | 개봉: 2024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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