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포로를 앞세워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 모습. [CNN]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폭탄 설치가 의심되는 건물이나 땅굴에 먼저 들여보내는 일명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의 한 병사는 24일(현지시각)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대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대를 고발했다. 그는 자신의 부대가 위험한 장소에 진입할 때 자신들보다 앞세울 요량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2명을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포로)에게 우리보다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며 “부비트랩(건드리면 폭발하는 미끼성 인명 살상 장치)이 설치돼 있으면 그들이 피해를 입고 우리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사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활동하며 위험물 의심 건물에 개를 먼저 파견하거나 불도저를 이용해 벽에 구멍을 내는 방법으로 위험을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봄 정보 장교가 하마스 관련자라고 데려온 포로들이 위험 판단의 도구로 이용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본 병사들이 항의했지만 부대 지휘관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폭사하는 것이 우리 군 병사가 폭사하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며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제법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며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군의 목숨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윤리적 위험판단 도구로 사용된 팔레스타인 포로들은 무사히 풀려났다. 하마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가 맞다면 풀려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당 병사는 추측했다.

한편 CNN은 이스라엘 군인들의 양심 고백을 돕는 단체 ‘브레이킹 더 사일런스(Breaking the Silence)’를 통해 이 병사의 증언과 함께 관련 사진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