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어린이 13명 포함 72명 사망”
2024-10-26 09:31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위에 모여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한 뒤에도 이스라엘이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선 다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 병원 당국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72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최근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재개된 가자지구 북부는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짚었다.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에선 일가친척 사이인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최소 38명이 이날 새벽 떨어진 이스라엘군의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배포한 성명에는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을 공습과 포격으로 죽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때 하마스의 본거지였던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야 난민촌도 이날 공습을 받았지만, 인터넷과 전화가 모두 차단돼 사상자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발리야 난민촌 출신의 알자지라 방송 기자 아나스 알샤리프는 전날 오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11개 건물이 무너지면서 총 15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잔당 소탕을 명분으로 이달 6일 가자지구 북부 일대에 2개 여단 규모의 병력을 투입했고 현재는 자발리야 난민촌을 포위한 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이곳을 찾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자발리야가 함락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발리야에 가자지구 북부의 마지막 하마스 여단이 숨어있다면서 이들을 완전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유엔은 자발리야 난민촌과 주변 지역에 약 5만명의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가 이번 전쟁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직면했다고 믿는다며 “이곳에서 이스라엘군은 사실상 전체 주민을 폭격과 포위, 기아 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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