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9] 해리스-트럼프, 낙태권 vs 美우선주의 맞불
2024-10-27 11:47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6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AF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6일 양당 후보는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각각 선거인단 15명이 걸린 미시간주에서 유세하며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두 후보는 각각 낙태권과 미국 우선주의 등 각자 ‘전가의 보도’를 빼들고 진영 내부의 표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노동계 표심의 영향력이 큰 미시간주는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6연승을 거뒀던 곳이다. 그러나 2016년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0.2% 포인트 차이로 신승하는 이변을 일으켰고, 직전인 2020년 대선에서는 다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2.8% 포인트차 승리로 탈환하는 등 접전이 벌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함께 한 가운데, 미시간 남서부에 위치한 캘러머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의 싸움은 미래를 위한 싸움이자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본적 자유에 대한 싸움”이라며 낙태권 문제를 부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재임중) ‘로 대 웨이드’ 판결(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판례)의 낙태권 보호를 뒤집을 의향을 가진 3명의 연방 대법관을 뽑았다”며 트럼프 집권기에 6대3의 보수 절대우위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2022년)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의 여성 3명 중 1명은 낙태가 금지된 주에 사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앞서 열렬한 환호 속에 연단에 선 미셸 여사는 여성의 출산 과정에서 때로는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점을 거론하며 여성의 생식과 관련한 자기 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그(트럼프)를 찍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의 건강과 가치에 반(反)하는 표를 던지는 것”이라며 “투표를 하면서 여러분 자신에게 어느 편의 역사에 서고 싶은지 자문해 보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 유권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에서 바른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 여러분들 부인과 딸, 여러분의 어머니, 우리 여성들은 여러분들 분노에 무고한 희생자가 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미국 우선주의’와 공화당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성소수자 이슈를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남동부 노바이에서 열린 유세에서 “다른 나라의 국가건설과 국경 설립, 외국 땅 보호 등을 해주던 오랜 세월을 뒤로 하고 우리는 우리 조국을 건설하고, 우리 국민을 돌보고, 우리의 국경을 수호하고, 우리의 시민들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자 입국을 영원히 불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경찰’,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리더 국가’가 되는데 힘을 쓰는 대신 미국인들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또 “국민은 성전환 수술이나 남성의 여성 경기 출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카멀라는 수감자와 수감된 불법 이민자에게 무료 성전환 수술을 해주려 하고, 학교에서 부모 동의나 인지 없이 아이들의 성별을 비밀리에 바꿔주도록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복음주의 성향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이 성소수자 권익 확대에 대해 가진 불만을 건드리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펜실베이니아주 스테이트 칼리지에서 열린 이날의 두번째 대규모 유세에서는 자신이 해리스 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크고 강한 무엇인가에 맞서고 있다”며 진보 세력을 이끄는 ‘막후 실세’들의 존재를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친 낸시(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와 일부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직에서 밀어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칭했다.



greg@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