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리퀴드 소비시대 도래”…소비 예측 난이도↑
2024-10-28 09:33


소비 패러다임 변화 기로에선 유통•소비재 기업의 대응 전략 [제공=삼정KPMG]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소유보다는 경험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시장 변화가 시장의 이목을 끈다. 유통·소비재 산업에서 ‘리퀴드 소비(Liquid Consumption)’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7가지 키워드가 제시됐다.

삼정KPMG는 ‘소비 패러다임의 대전환기, 유통·소비재산업의 리퀴드 소비 트렌드’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통해 유통·소비재 산업 내 리퀴드 소비 트렌드와 이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리퀴드 소비란 기존의 고정된 소비 패턴이 사라지고, 소비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소유보다 경험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며,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각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보고서는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7가지 키워드로 ▷가격 양극화 ▷경험 ▷시성비 ▷개성 ▷웰니스(wellness·‘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지속가능성 ▷디지털 기술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소비 양상이 하향 소비와 상향 소비로 양극화됐다고 밝혔다. 극단적 합리주의 경향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초저가 커머스 및 다이소의 이용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본인이 가치를 두는 곳에는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를 진행한다. 식음료·외식 시장에서도 역설적 소비 행태가 두드러진다.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스몰럭셔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저가 추구 현상이 동시에 관찰된다.

또한 최근 소비자들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통해 만족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젊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독경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 제품 및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이점에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구독 서비스는 기존 OTT(넷플릭스, 디즈니+ 등)를 넘어 TV·노트북 등 가전제품 렌털, 맞춤형 건강식단, 영양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중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넘어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중시한다. 이는 특히 가사노동, 육아, 장보기 등 일상생활에서 부각된다. 청소·세탁 서비스 대행업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폐기물 수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생겨나며 주목받고 있다. 육아 분야에서는 베이비시터 및 방문 교육 선생님을 매칭해주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적인 제품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소비도 확대되는 경향이다. 파편화되는 취향에 스몰 매스(Small Mass)를 겨냥한 시장이 성장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나 니치 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군을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크리에이티브 프로슈머(Creative Prosumer)’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홈퍼니싱과 식음료업계에서는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건강 관련 분야에서도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몰입을 추구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식음료 기업은 칼로리와 당류가 없는 제로(Zero) 식품, 기능성 성분이 첨가된 식품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질병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DTC(Direct-to-Customer) 기반 유전자 검사 키트가 이색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정KPMG 신기진 파트너는 “과거에는 ‘가격’에 치우쳐진 소비가 이뤄졌다면, 리퀴드 소비 환경에서는 가격뿐만 아니라 경험적, 기술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는 양상이 관찰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리퀴드 소비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하며, 니치 시장 발굴에 집중하고 팝업스토어와 맞춤형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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