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게 1000억원 남겼다…“제한없이 보살펴달라”
2024-10-30 09:52


타타 회장은 독신으로 지내며 특히 동물들을 사랑으로 돌본 것으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최근 지병으로 별세한 인도 타타 그룹의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1600억원 이상의 유산 상당 부분을 자신의 반려견에게 남겨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타타 회장의 유언장에는 그의 유산 9100만 파운드(약 1631억원)의 절반 이상을 ‘티토’라는 이름의 저먼 셰퍼드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타타 회장의 유산 중 1000억원가량이 티토에게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타 회장은 티토뿐만 아니라 티토를 돌볼 요리사 라잔 쇼, 수십년을 함께한 집사 코나르 수비아에게도 유산을 남겼다. 비서와 요리사의 상속 조건은 티토에게 제한 없는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다.

타타 회장의 지인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타타 회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이 유언장은 애완동물과 가까운 보좌관 2명이 그에게 준 기쁨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는 “인도에서는 이런 유언장이 매우 흔하지 않다”며 “엄청난 재산을 가진 사람이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지만, 반려견이나 집사 등에게 후한 유산을 물려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타타 회장은 지난 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1937년 그룹 창업자인 잠셋지 타타의 증손자로 태어나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학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학한 뒤 1991년부터 타타를 이끌었다. 2004년에는 옛 대우자동차 상용차(트럭) 사업 부문(현 타타대우상용차)을, 2007~2008년에는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타타는 지난 1분기(1~3월) 말 기준 매출액만 1650억 달러(약 228조원)에 이를 정도로 큰 기업이다. 자동차와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 인도의 삼성이라고도 불린다.

재벌가에서 태어났지만 타타 회장은 독신으로 지내며 소박한 삶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물에게 무한한 사랑을 드러냈는데 “길 잃은 동물이 건물에 들어오면 결코 돌려보내지 말고, 잘 돌봐 달라"고 자신의 출입문 관리인에게 당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타타 회장은 또 자선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영국의 버킹엄 궁전에서 공로상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반려견이 아파 수상을 거부한 적도 있다. 당시 웨일스 왕자였던 찰스 3세는 이유를 알게 된 후 “그게 남자고, 그게 라탄 타타다”라고 치켜세웠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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