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5인회’가 결성됐다. 야권에서마저 윤·한(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대표) 갈등을 주목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분열은 공멸이라는 문제의식에서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 전후로 정식 모임을 발족해 세를 늘려간다는 계획인데, 대권 물밑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나경원, 권영세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5인회’는 전날 모임을 시작으로 정기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다. 세미나, 조찬 모임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 중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낸 5선 김 의원은 또다른 원내대표 출신이자 5선인 나 의원과 모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K지역 초재선 의원을 비롯해 3선 이상 중진의원들과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김 의원이 회장을 맡은 미래혁신포럼에 오 시장이 강연자로 참석한다.
나 의원을 제외한 4인은 전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나 의원은 조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을 지목하며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고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전제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을 주장하는 한 대표를 향해서는 “당 대표의 방탄을 목적으로 사법부를 겁박하고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운동권 정치’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실은 (출범 당시)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 서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5인회’는 본인들이 ‘친윤’이 아니라 ‘비(非)한’ 세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최소한의 당 전통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전날 모임에 참석한 인사는 “당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역사는 어떤지를 무시하고 어떻게 변화가 가능하냐”며 “특별감찰관의 경우도 과거 김태년 원내지도부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처음 언급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어떻게 소수야당이 싸워왔는지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결집력이 약해진 친윤(윤석열)계가 ‘5인회’로 흡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친윤계는 한동훈 지도부 출범을 기점으로 세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성동, 이철규 의원 등이 공개 행보를 자제하면서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오는 10일 반환점을 도는 데다 차기 대권주자인 오 시장이 ‘5인회’에 참여하는 만큼 차기 대권 경쟁이 막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한 대표의 당 세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보수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것은 사실”이라며 “오 시장과 한 대표의 경쟁 구도가 연말 이후 선명해지지 않겠냐. ‘원외’인 이들의 최우선 과제는 원내 세력 확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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