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한반도 정세가 중대 변곡점을 맞은 가운데 남북의 외교전도 가열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 해군 해양시스템사령부(NAVSEA)를 방문해 안 볼판테 게브하르트 미 해군성 차관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한반도 정세가 중대 변곡점을 맞은 가운데 남북의 외교전도 가열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연이어 외교·국방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따른 한미동맹 차원의 공동 대응을 모색한다.
북한은 외교사령탑인 최선희 외무상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러시아를 찾는 등 ‘위험한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한미는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다.
SCM은 한미 국방부 장관이 참석해 매년 한국과 미국에서 번갈아 개최하며 동맹의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기구지만 올해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라는 돌발 현안이 떠오른 만큼 이를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중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SCM에 앞서 29일 미 해군의 전투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함정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해양시스템사령부(NAVSEA)를 찾아 미 유무인복합체계 발전 동향을 확인하고 국방혁신 4.0의 핵심과제인 유무인복합체계 발전을 위한 한미간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김 장관은 31일에는 워싱턴DC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함께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갖는다.
한미 2+2 장관회의는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한미는 SCM과 2+2 장관회의 결과인 공동성명을 통해 이전보다 강화된 대북·대러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불법 군사 야합’으로 규정하고 실효적 단계적 대응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이후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에 더해 공격용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한미 간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한반도 정세가 중대 변곡점을 맞은 가운데 남북의 외교전도 가열되고 있다. 러시아 공식방문을 위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28일 평양을 출발할 때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한러시아 특명전권대사가 배웅하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런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와 밀월을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우선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최 외무상은 30일 모스크바를 찾는다.
최 외무상의 모스크바 방문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이자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라시아 여성포럼 및 브릭스(BRICS) 여성포럼 참석 계기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최 외무상은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지는 않지만 북러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북한의 러시아 파병 후속조치와 보상,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 외무상의 방러와 관련 북러 고위급 채널 간 추가 파병과 반대급부 등 후속 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파병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과 전략핵잠수함(SSBN), 정찰위성 관련 기술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국정원에 따르면 최 외무상 방러에 앞서 지난 23~24일에는 러시아의 특별기가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갔으며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관계자가 탑승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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