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남 가거도 등산로에서 조난 당한 등산객을 수색 중인 모습. [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밤중 산에서 조난을 당한 등산객이 경찰과 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경찰청은 한 등산객으로부터 “전남 가거도에서 등산 중 길을 잃고 헤매다 부상과 탈진으로 내려올 수 없다”는 112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구조용 밧줄과 조명 등 구조 물품을 챙겨 현장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시간이 늦은 밤인 데다 타지역에서 온 등산객이 자신의 위치를 특정하지 못해 발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경찰은 지리에 밝은 마을 주민의 도움을 받아 등산객이 보낸 단 2장의 사진을 보고 조난 위치를 2곳으로 특정해 수색을 이어갔다. 결국 경찰은 약 2시간 만에 등산로에서 약 300m 떨어진 급경사 지역에 탈진한 등산객을 발견했다.
이날 경찰청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는 경찰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산길에서 서치라이트에 의지해 조난 당한 등산객이 보내온 사진을 보며 수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침내 발견된 등산객은 나무에 기대 탈진한 상태로 주저앉아 있었다.
경찰은 실족을 막기 위해 등산객의 허리에 구조용 밧줄을 묶은 뒤 그를 등산로까지 안전하게 구조했다.
전남 가거도 등산로에서 조난 당한 등산객이 경찰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구조됐다. [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 영상 캡처]
한편 국립공원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등산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달은 10월(3400여건)로, 전체의 14.2%를 차지했다. 사고 원인은 '실족'(34%)이 가장 많았고, '조난'(27%), '지병 등으로 인한 신체질환'(20%), '추락'(4%), '고립'(3%) 순이었다.
정부는 등산 사고를 예방하려면 등산 소요 시간과 대피소 위치,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고 몸에 무리가 오면 즉시 하산해야 하며,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통제된 위험·금지구역은 출입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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