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9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일에서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전투에 투입돼 우크라이나군과 첫 교전을 벌였으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군 소수 병력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침투했다는 CNN 보도가 뒤이어 나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경우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2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LRT에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 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며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한 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 생존한 한 명은 부랴트인이라는 서류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랴트인은 몽골 북쪽의 러시아 부랴티야 공화국에 거주하는 몽골계 원주민이다. 러시아가 북한군 장병에게 이 지역 신분증을 발급해 자국민으로 위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오만 대표는 북한군이 벨라루스에서 벨라루스군과 훈련하는 등 6개월 전부터 전쟁에 투입될 징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수개월 전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단체가 지원한 드론의 공격으로 첫 번째 북한 인력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 대규모 파병 이전부터 러시아에 공급한 무기 품질 관리와 훈련 등을 위해 러시아에 일부 인력을 파견했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이달 3일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동부전선 도네츠크주에서 자국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장교 6명이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만 대표는 북한군 파병 인력이 8만8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북한군을 선박이나 항공기로 실어 나르는 기지가 4곳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자국군이 지난 8월 6일 침공해 일부 지역을 점령 중인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지난 23일 북한군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28일 북한군이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군과 교전했다거나 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했다는 공식 증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사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의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당국자 2명은 북한 병사 일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당국자는 북한 병사들이 쿠르스크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그들이 어떻게 러시아를 도울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9일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것에 대해 재차 우려를 표하고, 그들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티모어를 방문해 연설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군부대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북한 부대를 타격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그들(러시아 내 북한 병력)이 우크라이나로 건너간다면…”이라고 답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하기 위해 모두 약 1만명의 군인을 파견했으며 이 병력은 향후 수주간 우크라이나 근처의 러시아군을 증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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