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도쿄 총리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 지지율이 출범 한 달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여당의 총선 과반 실패 결과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 직후인 28∼29일 18세 이상 유권자 1068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34%로 나타났다고 30일 보도했다.
이는 이시바 총리가 취임한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51%)보다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이 기간 32%에서 51%로 19%포인트 급증했다.
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유지하는 데 실패하고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의석을 크게 늘린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 이상이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에 대해 58%가 ‘잘 됐다’고 대답, ‘좋지 않았다(25%)’는 응답보다 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9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가 여당 과반 의석 확보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56%가 사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도통신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32.1%로 이달 1∼2일 조사(50.7%) 때보다 18.6%포인트 하락했다.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정권 유지를 위해 연립정권을 확대하는 대신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경제정책 등 정책별로 협력하는 ‘부분 연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이날 전했다.
비자금 스캔들이 선거 초점이 된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의 옛 파벌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옛 아베파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50명 가운데 22명(44.0%)만 당선됐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끌었던 옛 아베파는 지난 10년간 일본 정계에서 큰 영향력을 휘둘렀으나 비자금 스캔들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번 선거로 세력이 크게 줄었다.
당선자 수를 파벌별로 보면 아소 다로 전 자민당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가 31명(40명 출마)으로 가장 많이 당선됐다.
비자금 스캔들 이후 자민당 내 주요 6개 파벌 중 5개 파벌은 해산했으나 아소파는 존속을 선택했다.
아소파에 이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수장이었던 옛 모테기파가 27명(33명 출마),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이끌었던 옛 기시다파가 26명(35명 출마) 각각 당선돼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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