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軍 우크라 파병 고려 안해...참관단은 파견”
2024-10-31 11:33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방부 제공]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상황에서 우리 군을 파병하지는 않겠지만 참관단이나 전황분석단은 당연히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파병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다만 “파병 외에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은 군 또는 정부가 앞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떤 비상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의 동향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무기체계가 북한 무기체계와 연계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분석하고 제대로 준비해야만 미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며 “그것이 국민 안전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것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파병의 일환인지 묻는 질문에 “법에 소규모 인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장관이 알아서 판단하게 돼있다”며 “이는 소규모 파병을 한다는 것이 아니고 관련 규정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소규모 인원 기준에 대해서는 과거 참관단 등의 사례를 들며 1~15명 인원의 1~2개월 파견 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워싱턴DC 펜타곤 인근에서 SCM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분석단을 보내는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군의 당연한 임무”라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답변했다.

또 “이라크 전쟁을 비롯해 각종 전쟁 시 참관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을 쭉 보내왔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투 동향 등을 잘 분석해 향후 우리 군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러시아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파병은 반인륜적, 반평화적이고 전쟁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한미는 북한이 대남 핵 위협을 노골화한 데 따라 북한의 핵 사용을 상정한 작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김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SCM 결과인 공동성명에서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환경에 맞춰 연합연습과 훈련을 지속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향후 연합연습에는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전시를 상정한 1급 기밀 군사작전계획인 작전계획에 사실상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연합연습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전까지는 북한의 핵 위협에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토대로 대응한다는 기조에 따라 작전계획에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않았다.

작전계획은 전시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권한인데, 미국의 핵무기 사용은 미 대통령의 독점적, 배타적, 최종적 권한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핵으로 대응한다’는 식의 개념을 한미연합사가 권한을 행사하는 작전계획에 포함시키는데 논리적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김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날 공동성명과 별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한미동맹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문서를 승인했다.

한미는 “한미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 축”이라며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기 위한 양국의 공약을 천명하기 위해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국방 당국이 한반도 외 지역에서 협력과 관련해 공동 채택·발표한 최초의 문서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