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을 위한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찍고 있다. 조영익(왼쪽부터)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윤창현 코스콤 대표이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전무. [한국거래소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이 기업 밸류업 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 밸류업 관련 투자문화 확산에 나선다.
한국거래소는 31일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과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 펀드는 이들 증권 유관기관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과 매칭 총 2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조성돼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구성종목에 투자된다. 밸류업 공시를 했으나 지수에 미편입된 종목도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거래소는 11월 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12개 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1개 종목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9개 종목은 패시브, 3개 종목은 액티브로 출시된다. 패시브 ETF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Amundi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이다. 액티브 ETF 운용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이며, ETN은 삼성증권에서 발행한다.
거래소 자료
ETF·ETN를 포함한 ETP(상장지수상품) 상장 규모는 5110억원으로, 상장 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는 증권사도 20개사에 이른다. 이같은 규모는 일본과 비교해도 매우 크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발표된 일본의 밸류업 지수 JPX 프라임 150을 추종하는 ETF는 2개 종목으로 설정액은 184억원, 현재 순자산총액은 1585억원이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업계와 시장의 기업 밸류업에 대한 필요와 기대가 융합된 결과"라며 "시장 전체적으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번에 상장되는 ETF에는 분배금을 지급하는 PR(Price Return) 상품, 분배금 지급없이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상품 등 다양한 유형의 상품이 존재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TF 상장일인 내달 4일에는 밸류업지수 선물도 상장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밸류업 지수 구성이 시장의 공감을 사지 못하면서 거래소가 연내 구성종목 변경을 예고한 상태라는 점이 투자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ETF 출시가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거래소는 계획대로 출시하는 방안을 택했다.
거래소는 "조기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필요하다는 정부, 유관기관 및 업계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수시 협의를 거쳐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고 밝혔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펀드와 ETF 출시를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의 니즈에 따라 후속지수 개발도 추가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밸류업 ETF에 대한 세제지원 건의 등 밸류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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