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졌다” 기적의 비만약? 대책 없이 맞더니…끔찍한 결과
2024-10-31 14:40


서울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식약처는 위고비가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함부로 시작했다간…”

지난 15일 국내에 출시되며 품귀 현상이 나올 정도로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복용하다 사망한 사례가 미국에서 나왔다. 국내에서도 처방이 시작된 만큼 정확한 복약지도를 지켜 오남용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70대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고비의 성분명이다. 췌장염은 위고비 복용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중 하나다.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BMI) 31.7로 비만에 해당하는 이 남성은 상복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중증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쇼크, 신부전, 호흡곤란 등을 겪었고 결국 사망했다. 이 남성은 4년간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으며, 입원 4주 전에 약물의 용량을 기존 0.25㎎에서 0.5㎎으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환자는 약물을 0.5㎎으로 늘린 뒤 심한 구토, 메스꺼움,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고 다시 용량을 0.25㎎ 줄였으나, 높은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견디지 못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거나 보충제, 약초를 사용한 적이 없는 만큼 약물에 의한 췌장염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위고비의 용량을 늘린 것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위고비 복용으로 살을 뺀 킴 카다시안의 모습. 킴 카다시안 SNS

연구에는 또 다른 30대 여성 사례도 소개됐다. 이 여성은 5주 전부터 체중 감량을 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사했는데, 상복부 통증을 느껴 응급실에 갔고 급성 췌장염을 진단받았다. 이 여성은 의사의 조언을 구하지 않고 지인 중 한 명으로부터 이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이후 위고비 복용을 중단하면서 증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들려온 부작용 소식에 처방이 시작된 국내에서도 위고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현재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위고비 체험 콘텐츠가 다수 올라왔고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처방을 받았다는 글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만약을 중고로 사고 판다는 게시 글도 올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관련 위반 게시물로 12건이나 적발됐다.

위고비는 현재 초도 물량이 공급 중이다. 위고비 국내 허가권자인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과 유통사인 쥴릭파마코리아는 국내 유통 물량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에 공급된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 시내 한 약국에 비만치료제 위고비 입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판매할 수 없다”며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와 의료계는 위고비를 사용 조건에 맞지 않게 사용할 경우 두통, 구토, 설사, 모발 손실,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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