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시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다가 다친 손상 환자 4명 중 3명은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다가 다친 손상환자 5명 중 1명 가량은 탑승에 필요한 면허가 없는 '무면허' 운전자였다.
31일 질병관리청이 2022년 9월∼2023년 8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로 인한 손상 환자는 1258명이었다.
'손상'이란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나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말한다.
연령별로 보면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 환자 중 15∼24세가 40.4%로 가장 많았다. 25세∼34세 25.6%, 35∼44세 14.5%, 45∼54세 7.6%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 환자 중 헬멧 미착용자는 75.0%로 4명 중 3명꼴이었다. 환자 중 18.3%는 운전면허가 없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16세 이상부터 취득할 수 있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증 보유자만 운전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직업 활동을 하다가 다친 손상 환자는 907명이었고, 55∼64세가 전체의 30.7%로 가장 많았다.
주로 제조업(33.4%)과 건설업(29.2%) 분야에서 손상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직업 손상 환자의 13.2%는 최근 1년간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고 당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는 17.2%에 달했다.
의료기관을 방문한 손상환자는 2022년 기준 288만2000명으로 전년(296만1000명)보다 2.7% 감소했다.
다만 손상으로 인한 입원환자는 2021년 95만6000명에서 2022년 114만2000명으로 19.5% 늘어났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환자도 2021년 2만6000명, 2022년 2만7000명, 2023년 2만8000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손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2023년 20만3285명으로 전년(19만3384명)보다 5.1% 증가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20만6887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작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54.4명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4위인 7.9%를 차지했다.
특히 손상은 0∼44세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해 젊은 층의 주요 사망 원인이었다.
손상으로 인한 입원 환자 중 '추락·낙상' 환자는 2022년 기준 49.7%로 가장 많았다.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중증외상환자 중 '추락·낙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0.5%였고, 이 중 61.3%는 사망했다. 생존환자 중 72.8%에서는 장애가 발생했다.
자해·자살로 인한 손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는 2015년 2.4%에서 2023년 4.9%로 2배가량 증가했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자도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 당 26.5명에서 27.3명으로 늘어났다.
자해·자살 시도자 중 대부분은 중독 환자였다.
자해·자살 시도로 인한 손상환자 중 약물 등 독성 물질에 중독된 입원환자는 79.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급실 내원환자 중 중독환자는 61.9%였다.
특히 15∼24세 중독 손상 환자 중 88.7%는 자해·자살을 목적으로 독성 물질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여성은 79.5%를 차지해 젊은 여성층의 자해·자살에 대한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질병청은 밝혔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손상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만큼, 생애주기별·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효과적인 손상 예방관리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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