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묘기극장 입구. 김벼리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해리에게. 세계 최고의 쇼, 움직이는 대극장의 크리스마스 쇼를 보고싶어요.”
아기곰 해리는 어느 날 한 소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어요. 대극장의 크리스마스 쇼를 보고 싶다는 소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해리는 열기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해리와 소녀는 완성된 열기구에 몸을 싣고 대극장을 찾아 모험을 떠났어요. 해와 달, 별의 안내를 받아 밤낮없이 이동한 둘은 마침내 대극장에 도착했어요. 해리와 소녀는 입구에서 마법마차가 준 초대장과 함께 대극장으로 들어갔어요.
마술극장, 묘기극장, 음악극장에 이어 대극장까지 웅장하고 화려한 공연을 본 소녀는 마침내 소원을 이뤘어요. 하지만 소녀에게는 소원이 하나 더 생겼어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쇼를 보고 싶어진 거예요. 해리는 두 번째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이번엔 여러 열기구를 준비한 해리는 극장들과 단원들, 그리고 소녀를 태우고 마을로 돌아왔어요. 그렇게 ‘H-Village(빌리지)’ 사람들도 움직이는 대극장의 크리스마스 쇼를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전경. 김벼리 기자
현대백화점이 1일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을 공개했다. 매년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행사의 일환이다. 올해는 18세기 유럽 서커스 극장을 콘셉트로 공간을 꾸몄다. 12월 31일까지 두 달간 진행한다.
초대장과 함께 대극장에서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다양한 문양과 파스텔 색상의 열기구였다. 높이 7m, 너비 5m의 대형 에어벌룬 6개가 대극장 위에 둥둥 떠 있었다. 에어벌룬을 6개로 한 것은 6대륙(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아프리카·오세아니아)의 평화를 상징한 것이다.
움직이는 대극장 내부에는 1700년대 유행한 예술양식 로코코·바로코로 구현한 서커스 극장들이 설치됐다. 곳곳에 마차나 상자를 쓴 곰 모형도 눈에 띄었다. 극장에는 다양한 캐릭터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활용해 다양한 쇼를 연출했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마술극장에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김벼리 기자
처음 들어선 마술극장에서는 마술 공연이 펼쳐졌다. 구름이 위로 걷히자, 공연복을 입은 호랑이가 등장했다. 옆에서 소녀가 등장하자 호랑이는 손에 들고 있던 모자로 소녀의 얼굴을 가렸다. 모자를 들어올리자 소녀의 얼굴이 원숭이로 바뀌었다.
이어 들어간 묘기극장에서는 구슬프면서도 섬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다양한 묘기들이 펼쳐졌다. 가면을 쓴 기린이 들고 있는 외줄 위를 공작새가 걷고, 토끼가 외발자전거를 타고 극장을 빙빙 돌았다. 그 옆 음악극장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어졌다. 공작새는 하프, 기린은 첼로를 연주했다. 여우는 심벌즈를 치고, 토끼는 트럼펫을 불었다. 기타 치는 사자와 바이올린을 켜는 호랑이도 있었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묘기 극장 내부 모습. 김벼리 기자
행사장 중심부에 있는 대극장은 로코코 양식의 조개껍질, 꽃, 포도나무 덩굴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들과 붉은색 벨벳 커튼으로 꾸며졌다. 안에는 8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뚝 서 있었다. 앞선 극장들에서 등장한 15개의 캐릭터도 총출동해 트리를 둘러싸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캐릭터를 15개로 만든 것은 현대백화점의 15개 점포를 상징한 것이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대극장 내부 모습. 김벼리 기자
아기곰 해리가 운영하는 콘셉트의 ‘해리 상점’도 운영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현대백화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PB(자체 브랜드) 상품들을 15개를 선보인다. 해리 곰인형을 비롯해 키링(열쇠고리), 머그컵, 세라믹 접시, 파우치, 엽서, 노트, 볼펜 등 다양한 상품들로 구성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구성한 팝업스토어 부티크도 선보였다. 향수 브랜드 ‘블뤼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편집샵 ‘LE MARCHE(르 마르쉐) 21’, 프렌치 푸드&라이프스타일 매장인 ‘프티팔레(PETIT PALAIS)’ 등이 대표적이다.
‘움직이는 대극장’ 콘셉트의 행사는 더현대 서울뿐만 아니라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도 선보인다. 해리 상점도 지난해 5곳에서 운영했던 걸 올해는 15곳으로 확대했다.
이번 연출을 총괄한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Visual MerchanDiser)는 “영상은 나왔다 사라져 버리지만 움직이는 대극장은 보고, 만지고, 향기 맡는 오감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했다”며 “고객들이 이곳에 왔을 때 완전히 몰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물 안에 공사 장비를 들여올 수 없기 때문에 목이 긴 기린 패널 같은 건 1층에서부터 도르래로 옮겼다”며 “서커스 천막도 실제 서커스에서 사용하는 천을 사용했고 장식물 하나하나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을 3D프린팅으로 꾸몄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년 국내를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로 주목을 받는 만큼 올해도 화려하면서도 이색적인 연출로 고객들에게 꿈과 즐거움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해리 상점에 현대백화점 PB 상품들이 진열돼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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