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동윤. [MBC ‘실화탐사대’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250억원 규모의 자동차 리스 보증금을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리스회사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여기에는 개그맨 이동윤(45)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달 31일 A 중고 자동차 판매 회사 대표 유모씨와 이동윤 등 일당 40명을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고객과 자동차 리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피해자 796명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249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원금을 돌려준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다음 투자자의 돈으로 보증금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액의 절반 가량을 지원해준다고 홍보했다. 또 해당 보증금의 70~80%는 계약 만료시 반환하겠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은 직급별로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면서 신규 고객의 보증금으로 기존 고객들의 원금을 내는 '돌려막기' 수법을 썼다. 편취한 보증금은 기존 고객들에게 내어주는 식으로 사용돼 기소 전 몰수 조치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전국 각지에 지점을 둔 대형 중고차 판매 업체로 2010년 설립됐다. 2017년부터 소유 자동차를 고객이 매월 일정 금액만 내면 계약 기간에 빌려 탈 수 있도록 하는 오토리스 사업을 병행했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 딜러 이동윤 등을 전면에 내세운 이 업체는 2015년 2억원이었던 매출이 2019년 208억원으로 10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급성장했다.
한편, 이동윤은 2004년 KBS '폭소클럽'을 통해 데뷔한 코미디언으로 KBS2 '개그콘서트'의 '뮤지컬' '감수성' 코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KBS2 '개그콘서트' 폐지 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중고차 딜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차량 보증금에서 5~6%를 수수료로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윤은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이동윤은 "저를 믿고 계약해 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개그맨으로만 오랫동안 활동해 회사 시스템이나 차량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며 "그 동안은 지급 정지 같은 게 없었기 때문에 회사의 이런 판매 방식이 사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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